목표 03.
작가의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해당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 하루도 빠짐없이 글자들을 내 손에서 놓치지 않고 있다. 어쩌면 보통의 사람들과 약간은 다른 글자를 쓰게 된 덕분에 인생의 몇 가지 매듭들을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을 때는 물론, 기쁨과 슬픔의 마지막 순간을 나의 글자들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문장의 첫 글자를 쓰기 위해선 살아오면서 수집해 왔던 어떠한 단어들을 끄집어내야만 한다. 그리고 글자가 지닌 특유의 맛과 의미를 저울질하며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본다. 이때 신기한 것은, 글을 쓰는 개인에 따라서 자주 사용하는 글자들이 확연히 나뉜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 공통의 의미를 지닌 글자를 제외한다면 이러한 현상은 한층 더 뚜렷해진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아마도 글자를 사용하는 사람의 일생에서 수많은 의미들이 그 안에 빼곡히 담겨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여전히 나만의 글자를 찾아가는 여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내가 느껴온 삶의 기억들이 글자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란 장담을 할 수도 없거니와, 읽어주는 사람의 무의식 속에 의도했던 뉘앙스가 피어나게 되었는지를 확신할 수 없었던 까닭에 그렇다. 이는 어쩌면 작가로서 살아가는 사람이 짊어져야 할 평생의 숙원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작가로 살아갈 무렵이 되었을 때, 지금의 이 글을 다시 꺼내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