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의 고민

목표 02.

by 진민경

평소에도 글을 쓰긴 했지만, 최근처럼 많은 양의 글을 썼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있었어도 기억을 못 하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까닭에,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의 이 순간이 무척이나 선명한 기억으로 남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최근에 생긴 고민 한 가지를 고백하자면, 너무 많은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장의 오늘 하루만 해도 몇 편의 글을 썼는가 생각해 보면 어림 잡아 대 여섯 편의 이야기를 끄적여 내지 않았었던가. 글을 쓰는 일이 나의 밥벌이에 약간의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의 일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들어 부쩍 영혼의 허기짐이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당장의 주린 배를 채울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글을 먼저 써야겠다 생각하는 스스로가 바보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머리를 거치지 않고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어가다 보면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나 가끔씩 놀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한편으론 내 존재의 의미를 필사적으로 찾아가고자 하는 일종의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측은한 마음을 느꼈던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책을 내고 싶다 생각했던 것은 지금의 이런 감정들을 허투루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었던 듯하다. 찰나의 순간을 영원한 기록으로 보관해 두었다가 가끔씩 그런 내가 그리워질 때면 혼자서 몰래 들춰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훗날의 나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이 글을 마무리 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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