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 꿈은 책방주인이 되었다

목표 07.

by 진민경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와 뭔가를 함께 한다는 것은 내 삶에 단연코 없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약간은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는데, 책들에 둘러 쌓여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을 해보고 난 이후부터가 그렇다. 아주 잠깐동안에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상상이지만, 그렇게 사는 삶도 썩 나쁠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이와 동시에 나의 글을 세상에 보여줄 용기가 조금만 더 일찍 찾아와 주었더라면, 어쩌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아기자기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속의 문장에 대해 사람들과 서로 생각을 공유하거나 인터넷에서 내 글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어본다던지 하는, 어쩌면 약간은 하찮을 정도의 이런 사소한 재미 같은 것들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 느껴보고 싶었다는 말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게 되자, 종래에는 책방 주인으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져 보았다. 만약 정말로 그럴 수 있게 된다면 때로는 작가 나부랭이와 사람들을 한 자리에 앉혀 놓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좋겠다. 보석 같은 문장들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대가로 밥벌이를 이어가는 것은 일종의 덤일 것이다. 예측해 보건대, 좋아하는 글자만 골라서 읽어 내는 것과 밥벌이를 위해 글자를 파는 것은 사뭇 다른 종류의 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물며 내가 쓴 글이 아닌 다른 이의 글을 파는 일이라니, 아무래도 쉽지 않은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 그렇게 썩 아름다운 모습도 아니겠구나.


글을 쓰며 상상을 거듭하던 어느 날, 갑자기 내 꿈은 책방주인이 되었다. 내 주제에 이런 생각을 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을 쓰다 보니 별 볼일 없는 배포만 커지는 듯한 기분이 들고 말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깊은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