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08.
나는 평소에 서핑을 한 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뜻한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게으른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 죄책감은 오히려 사치쯤으로 여겨버릴 그런 자유를 마음껏 누려보고 싶었다. 서핑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이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루는 갑작스러운 변덕이 불어 서핑으로 유명했던 해수욕장에 걸음을 옮겼었는데, 제대로 된 파도 한 번 잡아본 적이 없었던 만큼 당장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었다.
보드 위에서 하릴없이 파도만 기다리는 서퍼들의 모습이, 처음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애꿎은 두 눈만 깜빡거리기에 바빴다. 막연한 호기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루지 못했던 꿈처럼 느껴졌고, 지금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인 미지의 경험으로 마음속 깊숙이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한편으론 파도의 기분 좋은 일렁임을 눈앞에 두고서 평소에 나를 억누르던 수 만 가지 감정 역시 산산이 부서지는 듯한 기분을 느껴 보았다. 이때, 소금기를 잔뜩 머금은 짭짤한 바다 냄새가 바람을 타고 밀려 들어와 내 코 끝을 간지럽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어 버렸다. 지평선 끝 저 너머로 밀려 들어오는 너울을 바라볼 때면, 그곳엔 뜨거운 청춘의 가슴으로 자꾸만 파도에 올라타는 꿈을 꾸게 되는 내가 있었다. 어쩌면 파도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그저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짝사랑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