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09.
사실 내게는 특별한 재주가 없다.
그나마 할 줄 아는 거라곤 어떻게든 참고 버텨내는 것인데, 그러다 도무지 힘에 부치는 순간이 오면 그제야 응어리진 마음을 토해내듯 글쓰기에 한 없이 몰두하고는 했었다. 특별한 재주가 없다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무언가를 노력해서 성취해 본 기억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자치고 체력이 좋은 편도 아니거니와, 생긴 것과는 다르게 낯가림도 심한 편이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되질 못했다.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특정 분야에 뛰어난 소질이 있던 것은 더욱이 아니었던 만큼, 말 그대로 무색무취에 가까운 사람이 바로 나라는 인간 그 자체를 설명하는 말에 한 없이 가까웠다고 볼 수 있겠다.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일에는 그 무엇도 특별한 의미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무의미한 일상을 반복해 왔다는 것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 지극히 사치스러운 감정을 느끼게끔 하기에 충분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나의 시간은 언제나 상대방을 중심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나는 그것을 타인을 위한 배려라고 착각하며 내 시간을 자발적으로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부끄럽게도, 나를 위한 시간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던 나 혼자만의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이란 생각보다 의외로 간단했는데, 그나마 내가 할 줄 아는 참고 버티는 일을 그저 묵묵하게 반복하는 것이 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하는 방법의 전부였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게 되자 실행에 옮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 없었다. 힘에 겨워 어쩔 수 없이 글을 쓰는 것에서 벗어나, 무의미하게 여겨왔던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마저 모조리 글자로 기록해 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 무의미했던 순간들은 어느새 유의미한 기억으로 바뀌어 가고, 나 혼자만의 시간은 그렇게 하나둘씩 쌓여가 잃어버렸던 나의 조각을 잘 짜인 퍼즐처럼 맞춰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무의미를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의 시간을 아끼고 소중하게 대해주는 것이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