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01.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길들여지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손끝으로 그려보는 몇 개의 글자에 기대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삶의 흐름을 떠넘기고 마는 것이 특히 그렇다. 아침에 눈을 뜬 뒤 지난밤의 글자를 살펴보는 것은 물론, 오늘 하루 나에게 필요한 글자를 찾아가는 일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글자가 이끄는 이 길의 어디쯤,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내 청춘의 이데아가 숨겨져 있는 듯한 환상에 길들여져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나만의 글자를 찾아가는 습관은 어쩌면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