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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경 Feb 27. 2023

스스로 지각하는 자존감

자존감 01.

최근 몇 년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아쉽게도 스스로의 어떤 야망을 이루기 위해 성취감을 맛보았던 순간들이 있었는가 생각해 본다면, 솔직히 말해서 딱히 그렇다 할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매년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줄 알았었는데.. 막상 특별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인생에 뚜렷한 목표가 없이 그저 되는대로 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했다는 것을. 그리고 짐작하건대, 글쓰기에 대한 나의 집착은 아마도 이때쯤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스스로가 지각하는 자존감이 습자지만큼이나 얄팍하기 그지없다는 사실을 도무지 인정하기가 어려웠던 그때 그 순간 말이다. 나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기 위해서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였기 때문에 더욱더 그랬다. 그 당시의 나는 어떻게라도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되짚어 보려 하였다. 묵혀뒀던 블로그에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끄집어내기 시작하였고, 혹여나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브런치에서 한번 더 자유롭게 풀어보려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현재까지 글쓰기로 어떠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하기엔 가야 할 길들이 한참은 더 남아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록이 쌓여가면서 나름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정도가 아닐까. 이제는 어쩌다 보니 앞으로 내가 쌓아나갈 성취의 경험들에게 내심 기대를 하고야 마는 지경까지 이르러 버렸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뻔뻔해진다고 하더니,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내가 정확히 그런 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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