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인정)받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aphorism 3

by cusp
옳고 그름은 반대로 뒤바뀌고 자기들끼리 어울려 임금을 속이며 바르고 곧은 사람은 미워한다. 바르고 곧은 사람 미워하니 그들 마음에는 법도가 없어져 사악하고 굽어지고 편벽되고 비뚤어져 갈 길을 잃는다. 자기가 남을 꾸짖을 것도 없거니와 자기 스스로 아름답다 여기고 있으니 어찌 무사하겠는가?
- 『순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고장 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가 진정 좋은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자공이 말했다. "고장 사람 모두가 미워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가 진정 나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고장의 착한 사람들에게는 사랑을 받지만, 부정한 사람들에게는 미움을 받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좋은 사람이기 쉽다."
- 『논어』 -


인간은 사회적 본성을 가진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제일 큰 목적으로 삼으며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인정, 사랑, 호의를 원합니다. 명예는 옛날부터 인간의 행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간주되어 왔으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명예와 같은 외부적 선(善)이 인간의 행복 실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말하면, 인간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이거나 험담을 들으면 매우 큰 실망감을 느끼고 좌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내가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고 미움을 받을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미워한다면 실망감과 좌절감뿐만 아니라 억울한 마음까지 생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도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고, 긍정적인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니,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 또한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스스로가 유한한 인간임을 자각하고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 어제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기,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지 않기 등은 우리가 아무리 유한한 인간이라도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일을 완수했을 때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고 자기 자신의 의지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집니다. 제가 앞에 열거한 두 예시를 너무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일상생활에서 두 예시를 직접 실천으로 옮기려면 생각보다 더 단호하고 굳센 의지가 필요합니다. 즉, 우리가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의 예상보다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예시와는 대조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유한한 인간으로서 성취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세계에는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 범위를 좁혀보겠습니다. 가족, 친척, 친구, 직장 동료(상사와 후배 포함), 기타 지인(적어도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로 범위를 좁혀보아도, 모든 가족, 친척, 친구, 직장 동료, 기타 지인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모든 가족, 친척, 친구, 직장 동료, 기타 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100%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노력했으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기,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지 않기 등을 실패했을 때보다 더 큰 실망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기,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지 않기보다 더 원대한 목표이고 더 많은 노력을 수반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강도가 더 높은 것이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과 유사한 이치입니다. 어차피 성취가 불가능하고 혹시나 성취가 가능하더라도 그것을 성취할 때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감정보다 훨씬 더 많은 부정적인 감정이 노력 과정에 뒤따른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의 내적 평화를 위해 그 일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왜 불가능한 일일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성격, 가치관, 취향, 행동 양식 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의 성격, 가치관, 취향, 행동 양식들은 항상 일치하거나 적어도 조화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서로 절대 조화될 수 없는 성격, 가치관, 취향, 행동 양식을 지닌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저는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봤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에게 어떠한 실용적인 이익도 얻을 수 없고,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과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것이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저의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출근해서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저의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을 구체적이고 집요하게 물어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질문에 저는 대답을 하지 않거나 동문서답으로 무마하기도 합니다. 그분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제 사생활이나 일거수일투족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려야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지 않습니다. 직장 동료보다 훨씬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인 사이에서 싸움이나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피하다가 오히려 더 큰 갈등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싸움이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즉각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가진 후에 대화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갈등이 발생한 즉시 대화로 해결하려는 것은 감정적인 대화로 잘못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래 생각하면 더 열받으니까 지금 바로 대화해서 풀자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맞춰주지 않는 이상 조화되기 어렵습니다(이러한 해결 방식을 조화라고 부르기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이러한 예시들을 보았을 때,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제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직장 동료나 연인의 예시 같은 경우에는, 제가 참고 맞춰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맞춰줄 수 없는 사람들, 지나치게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입대해서 처음에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때, 제가 도덕윤리교육 전공이라는 것이 부대에 소문이 났습니다. 자대 배치를 처음 받은 날에 저보다 한 살 어린 악질 선임이 저를 불러서 "너가 도덕교육 전공이라고? 너 따위가 얼마나 도덕적이겠냐?"라고 말하면서 저에게 맞고 싶지 않으면 유관순을 욕해보라고 시키더군요. 맞으면 맞았지 그런 말은 입에 담을 수 없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협박해도 제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그 선임은 "장난이야~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로 해라."라고 말하며 다른 곳으로 가더군요. 그 악질 선임은 2주일 후에 다른 후임에 대한 가혹행위로 영창을 가고 다른 부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선임에게 사랑받고 호감을 얻기 위해서 유관순 열사를 욕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었을까요?


사회생활을 해보니 위에서 이야기한 악질 선임보다 더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사람들을 수십 차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의 비정상적인 언행을 받아줄 '호구'를 구하는 것이죠.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준다면 전혀 기쁘지 않고, 역겹고 혐오스러운 감정이 생길 것 같네요. 이 세상에 정상적인 사람들만 존재한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한다는 것은 호구를 자처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정상적인 사람의 소신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고대 중국 유교 사상가인 공자도 "사랑해야 할 사람은 사랑하고 미워해야 할 사람은 미워하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미워해야 할 비정상적인 사람도 사랑해서 그들과 어울리면 우리는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인간은 항상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우리가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사람을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지혜는 유한한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더 이상 유한한 인간으로서 성취할 수 없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에 매달리지 말고, 유한한 인간으로서 성취할 수 있는 '분별의 지혜'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소신대로 행동했을 때, 우리가 미워해야 할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우리를 미워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우리를 미워할 때, 미움의 이유를 찾지 마세요.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우리의 잘못된 언행으로 인해 누군가가 우리를 미워할 때 그 이유를 찾고 반성하는 도덕적 성찰의 자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호구로 여기는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그들이 우리를 미워할 때에는 미움의 이유를 찾지 마세요. 어떤 이유가 있어서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미워한 다음에 그 이유를 결정하는 사람들의 미움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글 요약


1.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성취 불가능한 일이다.

유한한 인간으로서 성취할 수 있는 일과 성취할 수 없는 일을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 나와 안 맞는데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마라.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성 중에는 내가 맞출 수 없는 종류가 있다.


3. 비정상에 맞추려고 하는 것은 불행의 시작점이다.

비정상에 대해서는 미워할 줄 아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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