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나의 스승님에게

<여기, 편지한통 굴러다닙니다_2편>

by 윤방이

이 글은 그저 개인적인 편지입니다.

더 잘 살고 싶은, 아니 함께 잘 살고 싶은 제가 쓴 편지입니다.

그래요, '홀로'의 근심에서 비로소 '함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홀로가 될 수 있기 위해서

진짜 함께함을 배워야겠더라구요.


감사 일기를 쓰다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거친 면들이 사포로 갈리는 듯 합니다.

사포같은 마음과 감사 일기를 쓰는 마음이 서로 비벼지며, 부드럽게, 얇게.

홀로 함께를 생각하며 부드럽게 만들던 일이죠.


편지를 쓰다보면 사람을 바라보는 거친 면들이 사포로 갈립니다.

감사했던 마음들이 또렷하게 도드라지고

미안했던 마음들이 선명하게 도드라지죠


그래서 한동안 편지를 써보렵니다.

나에게 너무 함몰되지 않고, 너와 나에 대한 감사를 써보렵니다.

한발짝씩 더 잘 살고 싶어 지렵니다.




To. 나의 첫번째 스승님에게


수호쌤, 윤방입니다. 점점 1년에 하루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작년에 우연히 지나가다 저희 만났죠. 그때 너무 반가워서 처음으로 수호쌤이 연기하시는 공연도 보러갔을 때는 기분이 참 이상했어요. 제가 처음 연기를 배울 때, 연기를 넘어서 인생을 가르쳐주신 '어른'의 꿈과 열정을 본다는 일은 정말 특별한 순간이더라구요.


스승님을 처음 만난 그 시절, 유달리 생각 많고 겁 많던 제가 어떻게든 부딪혀 보던 중, 너무 애쓰지 않길 바라신 말씀이 8년이 지나서야 체화되고 있습니다. 유난히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를 물던 저라는 아이에게 세상을 낙천적으로 살아도 괜찮을 수 있다고 은근슬쩍 아주 천천히 제안하시던 스승님의 말씀이, 8년이 지나도 아직 어렵지만 늘 해결카드처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윤방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수호쌤은 늘 저를 발견해주셨어요. 제가 생각하고 끄적이던 가치들을 발견해주시고, 열심히 임하는 모습을 좋아해주시고, 나아가는 저의 길을 항상 응원해주셨죠. 1년 잠깐 가르쳐주신 인연이 길고 길게 이어져 왔네요. 제가 연기를 처음 배운 게 수호쌤이라서 천만다행이에요. 당신이라는 스승이 아니셨다면 셀 수 없이 달랐을 저의 모든 순간들이 감히 상상조차 안된답니다.


자존감이 너무 낮은 아이.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것 밖에 할 줄 몰랐던 아이에게, 좋은 어른이 작은 것이라도 발견해주는 것은 너무나 진귀한 순간입니다. 주변에 연기를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기만 하면, 다들 의아해하고 걱정스러워하던 눈길만 느꼈던 제가 수호쌤 덕분에 타인의 눈길 말고 자신의 길을 욕망할 수 있었어요. 제가 좀 더 편안하게 살길 바라셨던 당신의 진심이 늘 따뜻했고 감사했답니다.


이 편지가 언젠가 수호쌤께 닿을까요? 나중에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눌 때 보여드릴게요. 혼자 몰래 쓰던 진심이 수호쌤의 인생에도 한 스푼이나마 햇살이 묻어나길 바라요.


From. 윤방





작가의 이전글To. 더 이상 손 잡을 수 없는 우리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