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두 딸의 엄마로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첫아이와의 만남 때문이었다.
결혼 후 맞은 나의 현실은 충격 그 자체여서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내게 찾아온 딸아이의 얼굴은 보이진 않았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따뜻함으로 감싸주었다.
뱃속에서 꼬물거리던 어린 딸은 지금도 나에게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얼굴로 나에게 다가온다.
환하게 웃으며 서로에게 빠져든 첫사랑의 얼굴도 혼자 있을 때면 나타난다.
왜 그땐 몰랐을까
이토록 간절한 그리움으로
붙잡지 않은 철없는 어린 시절을 탓하게 될 줄을.
드라마처럼 과거로 다시 살아 볼 수 있기를 상상해 보곤 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힘들 때도 기쁠 때도
지금의 나에게
다가오는 얼굴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이라서...
나에게 분노하고 모함하고 시기하던 얼굴들은 내 뇌리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
빛을 띠며 다가 온 첫사랑의 얼굴과 조용히 엄마 삶을 지켜준 내 딸아이의 행복한 얼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