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앞에선 악다구니도 자폭도 아무 힘이 없음을 체득한 후에 체념을 배웠다.
사랑의 외침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되돌리고 싶은 현실도,
어쭙잖은 대체적 위로도 이젠 상처를 덧나게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숨는다.
나 자신 속으로
소리 내어 통곡하며 절규하고 싶지만
아무런 카타르시스도 되지 않으며,
구원하고픈 그 현실에겐 가 닿지 않는다.
슬픔은 내 가슴속에서만 웅덩이처럼 고여 있다가 가끔씩 내를 이루며 흐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