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자녀 교육법
우리 부모님은 조금 특이하셨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알아서 책임지라고 예전부터 말씀하셨고,
억지로 수학 학원이나 공부방에 보내는 일도 없었다.
때문에 나와 남동생은 억압받지 않고 실컷 놀았고,
언니는 위기감을 느껴 스스로 공부를 시작했다.
학원을 다녀봤자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태권도, 딱 이 정도.
방과후도 배드민턴, 창작공예, 요리 같은 것들이었다.
약간… 소위 말하는 외국 부모님 스타일로 우리를 지도하신 것이다.
언니는 그 교육의 성공 사례다.
중학교도 본인이 스스로 알아보고 지원했고,
고등학교도 진로에 맞는 특목고를 가겠다고 결심하여
중학교 겨울 방학 동안 본인의 의지로 미친 듯이 학원을 다녔다.
나는 그 교육의 어중간한, 뭣도 아닌 사례이다.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강요하신 적은 없지만
왠지 공부를 놓으면 안 될 것 같은 위기감을 스스로 느껴 닥치는 대로 시험공부를 하기는 한다.
결과적으로 마음은 딴 데 가 있으니 잘 될 리 없고,
머리가 좋아 성적이 그런대로 나오기는 하지만
노는 게 더 좋아서 공부에 열정이 없는 케이스이다.
남동생은 그 모든 교육이 무색한 사례이다.
중학교 3학년인 지금에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한낱 놈팽이에서 드디어 자기 길을 조금이나마 찾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우리 남매에게 효과가 있는 듯도 하다.
나는 이런 방임형 교육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보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적당히 들어맞았던 것뿐이다.
스트레스가 없는 대신 성적이 최상위권처럼은 안 나오는 방식으로.
공부하라고 들들 볶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으면 아마 난 진작에 가출하거나 반항했겠지.
스트레스가 많은 대신 어쩌면 성적이 지금보다는 잘 나왔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각 교육 방식의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무엇이 옳다고는 말을 못 하겠지만 너무 들들 볶이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이 조금 마음을 놓고 본인 자녀를 믿어줘야 할 텐데,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고 자라서 다행이다.
사실은 많이 의존적이고 유약한 내가 이렇게 컸기에 요만큼의 자립심이나마 가질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먼 훗날의 나를 보고는 이 방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판단이 가능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