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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Sep 08. 2023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바람(wind)은 바람개비를 움직이고, 바람(wish)은 당신을 움직인다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람개비는 저 혼자 돌아간다. 

바람개비는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 우리가 부족하거나 풍족하거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어떻게든 살고 있으니까.


손에 쥔 바람개비가 ‘도르르, 도르르’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바람이 불면 저 혼자 돌아가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앞을 향해 달려가면 바람개비는 잘 돌아간다. 우리는 그렇게 바람개비를 닮아간다. 가슴에 벅찬 꿈과 소망을 품은 채, 막힘없이 술술 돌아가는 바람개비와 같은 날들을 꿈꾼다.



“빨리 뛰면 뛸수록 바람개비는 빨리 돌아갑니다. 그리고 나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낍니다. 돌아가는 것은 손에 든 바람개비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은 밖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박동하는 내 심장입니다. 숨찬 나의 입김이었고 뛰는 다리입니다.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환경이 그렇지 않다고, 시운이 없다고 스스로 한탄하고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바람개비 하나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이어령 박사는 저서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에서 ‘바람개비의 원리’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작은 입김만으로 바람개비는 잘 돌아간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데에는 큰 힘이 필요 없다.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힘도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바람(wind)이 바람개비를 움직이듯, 당신의 바람(wish)은 당신을 스스로 움직이게 한다. 그래서 우리의 가슴은 늘 열망으로 충만해야 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소망의 별 하나를 가슴에 담고 새롭게 시작하자. 바람개비를 돌리려는 작은 마음만으로도, 당신은 삶의 환희와 희망을 지필 수 있다. 내면 깊숙이 스며드는 삶의 애착은 당신을 변화시키고 희망을 샘솟게 한다. 그 희망의 끈을 잡고서 당신은 여전히 놓치고 싶지 않은 꿈을 향해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 어린 시절 바람개비를 돌리기 위해 앞으로 내달렸듯이.

바람(wind)은 바람개비를 움직이고, 바람(wish)은 당신을 움직인다.


어느 날, 바람개비를 들고 달리다가 그만 돌부리에 넘어지고 말았다. 몸은 땅바닥에 엎어졌는데 손에 쥔 바람개비는 여전히 돌고 있다. 그 모습에 무릎이 아픈 줄도 모르고 얼른 흙을 털고 일어섰다. 바람개비는 그렇게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만약 돌부리에 넘어지면서 바람개비마저 멈췄다면 나도 주저앉아 울었을지 모른다.


어린 시절, 골목길을 뛰어다니면서 듣던 내 심장 박동 소리를 기억한다. 바람개비를 더 잘 돌리기 위해 열심히 달려갔던 내 심장 박동 소리를. 유년 시절, 작은 설렘과 희망의 아이콘이었던 바람개비. 그 애틋한 추억의 한 조각은, 지금까지 내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면서 열심히 달려온 원동력이 되었다.


“빨리 뛰면 뛸수록 바람개비는 빨리 돌아갑니다. 그리고 나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낍니다. 돌아가는 것은 손에 든 바람개비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은 밖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박동하는 내 심장입니다.” - 이어령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도르르’ 소리 내며 돌아가는 바람개비

바람이 불수록 바람개비는 신이 난다


생동감 있게 와 닿는 바람결을 느낀다

그래서 바람개비는 혼자 돌아도 외롭지 않다

바람이 없어도 바람개비는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달리는 심장 박동이 바람개비를 돌린다


심장 박동 소리를 엔진 삼아 바람개비는 잘도 돌아간다

열망으로 뜨거워지는 나의 심장

희망으로 영그는 나의 꿈

어느 새 나는 바람개비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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