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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Sep 25. 2023

허주희의 人 인터뷰 16.‘김영모 과자점’ 김영모 대표

“나는 빵을 만들었지만, 빵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따금 배고프고 서러웠던 시절의 ‘눈물 젖은 빵’을 이야기 한다. 진정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

평생을 한 우물 파며 빵을 만들어 온 김영모 대표.

그는 빵은 만들고, 빵은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빵 하나로, 타워팰리스를 정복한 최고의 빵 명장, 빵 굽는 CEO, 김영모 대표를 만났다.


한국의 부자들이 산다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 거대한 아파트 숲에 자리한 상가의 작은 빵집. 아침부터 빵집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출근하는 직장인, 낮에는 주부들, 오후에는 학생들, 저녁에는 퇴근하는 아버지들까지. 가족 구성원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 빵집에 들른다. 마치 일하러 가진 전에, 또 집에 가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곳처럼. 

전체적으로 갈색 나무 톤의 인테리어가 수수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제과점. 바로 ‘김영모 과자점’이다.

김영모 과자점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타워팰리스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빵집’이라는 수식어로 더 유명하다.


“어떻게 입맛을 사로잡았나요?” 


그는 한마디로 대답한다. 

“맛과 건강, 정성이지요.” 


그의 빵집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사방을 빼곡하게 채운 350여 종의 먹음직스런 빵들과 고소한 향내가 사람들의 시선과 미각을 사로잡고 있다.


“빵은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소중한 추억도 주고, 또 한편으론 가난하고 외롭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도 되니까요. 제가 만든 빵으로 사람들이 기쁨과 사랑을 나누고, 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그는 빵을 만들었지만, 빵은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김영모 대표의 인생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말이다. 

반세기에 이르는 긴 세월을 빵과 함께 해온 그는 자수성가한 CEO 이기도 하다. 수없이 많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기술을 익혔고 유명 제과점의 공장장을 거치며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내 건 ‘김영모과자점’을 열면서 도약했다.


1982년 서울 서초동 6평짜리 점포를 시작으로 ‘김영모과자점’은 현재 서울 도곡동타워점을 비롯해 강남과 수도권에서 직영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 김영모 대표의 신념과 열정, 투혼이, 현대인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았고 오늘 날 ‘김영모과자점’의 성공 신화를 썼다. 

이제는 유럽이나 일본의 빵집처럼 ‘김영모과자점’이 수 백 년 간 대를 이어 가는 가족기업을 꿈꾼다. 

김 대표는 2005년 35년간의 제빵 인생을 담은 ‘빵 굽는 CEO’를 출간했다. 

지금도 1년에 천 권 이상 팔릴 정도로 제과업계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감동의 인생역정 스토리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명장은 전문성과 실력, 인성을 기본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


일반적으로 장인이나 명장은 일생을 한 분야에 매진해 공식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다. 한 분야만 올곧이 파고들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이기에 그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장인 정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칭호를 받으면 만인에게서 존경과 칭송을 받는다. 그런데 아무리 기술과 실력이 뛰어나다고 누구나 명장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명장은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김영모 대표는 “기본적으로 전문성과 실력, 인성을 갖추고 끊임없이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업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하며, 나아가 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하는 것이 명장의 자질이자 덕목”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사명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장인 정신’


“단지 한 분야에서 일을 오래 했다고 장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인’은 자기 직업에 대한 정체성이 분명하고 사명감이 뚜렷해야 합니다. ‘꼭 해내고 말겠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작업 시 고도의 몰입과 집중력을 발휘해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장인’이며 이러한 신념과 사명감으로 끊임없는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이 ‘장인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한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의 덕목을 갖춘 기능인을 명장으로 선발하고, 프랑스 같은 제빵 종주국은 인성을 기본으로, 빼어난 실력을 가진 전도유망한 기술자를 명장으로 선발한다. 



“제과 기술자가 빵을 만들었을 때 ‘이 정도면 됐어’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까’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빵이 될까’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해서 본인과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장인 정신’이고요. 그저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멈추면 거기까지가 그 사람의 수준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 최고의 빵 명장인 그가 오늘도 말한다.


“맛있는 빵 먹고 행복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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