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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뚠뚠 Oct 21. 2024

나는 누구일까?

너는 너를 얼마나 아니? = 내가 나를 알아가는 방법

 "너는 너를 얼마나 아니?" 그 사람이 나에게 던져준 첫 번째 질문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요즘에는 MBTI, 애니어그램, 강점검사 등 많은 설문지들이 많이 있다. 나도 많은 심리테스트와 적성검사 등 많은 성격유형검사들을 통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부분이 강점인지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나일까?


요즘 사람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이다. '넌 MBTI가 어떻게 되니?' 우리는 상대방의 대답을 통해 그 사람의 성향을 지레짐작 예상할 수 있다. 외향적이구나 내향적이구나, 공감을 잘해주는구나 직관적이구나 그렇지만 사람의 성향은 주기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가까운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종종 MBTI에 대해 얘기를 할 때가 있다. '정말 우리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는 것일까?'


'나는 설문지를 정말 솔직하게 작성을 하는가?'

나는 MBTI를 검사할 때 혹은 설문지 등을 작성할 때 가끔은 내가 되고 싶은 방향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물론 이 방법은 진짜 나를 찾는 목적으로는 옳지 않다. 그렇지만 내가 그렇게 선택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설문 결과로 인해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두렵기 때문이다. '정말 솔직하게 작성을 했는데 성격이 안 좋다고 나오면 어쩌지? 혹은 나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 문제로 인해 헤어지면 어쩌지?'

그렇기에 나는 가끔은 거짓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설문결과는 당연하게도 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내가 되는 것이다. 아마 여러분들도 이렇게 선택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설문결과를 인정할 수 있는가?'

설문결과에서 나온 나의 성향은 ENFP이다. 하지만 설문결과에 나온 나의 성향은 가짜인 것이다. 일부분은 맞는 것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성향이기에 현실에는 그렇지 못하게 행동하며 살고 있다. 나는 나를 거짓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정말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을까?부터 나는 정말 계획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데로 먹는가? 그렇다면 나는 이 성향을 가진 사람처럼 되어야 하려면 나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가야 한다.


'외부영향으로 바뀌진 않았는가?'

나는 원래 ENFP였는데 회사를 다니다 보니 ISFJ가 되었어!.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러한 얘기를 해주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 상황을 피하려다 보니 그것이 나의 성향으로 반영된 것은 아닐까? 나는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건 네가 아니잖아?'라고 대답을 한다. 나의 말이 틀릴 수도 있지만 사람의 태생적인 성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으로는 성격유형검사들은 나를 알아가는 방법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진짜 나의 성향은 무엇일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노는 것만큼은 1등으로 잘했었다. 운동장에 무작정 나와 공 하나만 주어지면 몇 시간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동전이 있으면 오락실에 앉아 반나절 정도를 보냈었다. 그렇다면 내가 잘하는 것은 운동과 게임일까? 앉아서 책을 보는 시간이 너무 편하고 재밌다 하면 나는 독서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나는 첫 번째 질문으로 해답을 찾아가기 위해 또 몇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야?'

'네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이야?'

'너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해?'

'너는 어떨 때 마음이 평화로워?'

'너는 어떨 때 마음이 힘들어?'


 나는 위에 5가지 질문이 한 곳으로 방향을 잡아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일단 크게 원을 3개 그렸다.

나는 첫 번째 원에는 좋아하는 것을 두 번째 원에는 잘하는 것을 세 번째 원에는 행복했을 때를 작성을 하여 몇 가지 항목을 나열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가운데로 겹치는 부분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면 가운데 겹치는 항목을 가지고 다시 3개의 원을 그렸다.

 한 원에는 겹쳤었던 항목을 다른 원에는 마음이 안정되고 편할 때 또 다른 원에는 마음이 괴롭고 힘들 때를 작성해 보았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여기서 멈추어 버렸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의외로 겹치는 것이 많이 생겼지만 세 번째 원에서 겹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이 힘든 것은 내가 잘하고 좋아하고 마음이 안정될 때와는 전혀 반대 성향을 띠고 있다. 그래서 나는 세 번째 원을 지우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에 겹치는 부분의 항목을 보았을 땐 '엥? 진짜?'이란 반응을 보였다. 이미 나는 원하는 방향을 생각해 두고 그 항목이 나오길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작성하다 보니 생각하지 못한 항목이 나온 것이었다. 물론 좋아하고 잘하고 행복한 것이었지만 자주 하지 않고, 아주 오래전 일들이라 잊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겹쳐진 항목들을 문장으로 표현해면 '나는 OO을 할 때 행복하고 XX도 잘해서 ㅁㅁ을 할 수 있어!'라는 문장을 얻어낼 수 있다. 나를 알아보는 한 문장이 되었다.

 이것이 그 사람이 나에게 주었던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내가 찾은 해답이었다. 물론 틀릴 수도 있다. 가운데로 모이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나는 이 과정을 며칠간 고심하면서 해왔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가서 나의 답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너는 무엇을 하고 싶어?" 그 사람이 두 번째로 나에게 질문을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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