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 여행의 즐거움
Part 5. 낯선 여행의 시작!
이제 갈 곳도 정해졌고, 경비가 빠듯하긴 하지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도 정해졌다. 이렇게 모든 것들이 정해지고 나니 뭔가 다시 가벼워졌다. 한국에서 느꼈던 삶의 무게들, 한인 쉐어하우스, 그리고 일자리에서 느꼈던 회피적인 편안함들이 나를 알게 모르게 짓누르고 있었던 것 같다.
몬트리올로의 이동수단은 '라이드쉐어'를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사람들도 만 날 수 있어 적격으로 보였다. 그렇게 여행날이 다가오고, 마침내 당일날이 되었다. 약속한 장소에 나가 있기 얼마 지나지 않아, 차주가 여자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왔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평범해 보이는 커플이었다. 만나서 인사를 간략히 나누며 서로를 확인 후 드라이버가 한 명이 더 가기로 했다면서, 가는 길에 태울 거니까 스케줄에 크게 지장 없을 거라고 얘기했다. 사람이 늘면 즐거움도 늘기에 알겠다고 하며, 다음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두 번째 고객님(?)을 태운 후 우리의 여정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말은 공부한 만큼만 들리고 말할 수 있다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초반 인사, 간략한 소개 등을 다 하고 나니, 말이 안 들린다. 3명이서 즐겁게 대화를 하기에 나는 최대한 듣기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다 간혹 나에게 질문을 하면, 겨우 겨우 대답을 해 나가며 몇 시간을 그렇게 차 안에서 보냈다. 그래도 좋은 건 듣기를 이렇게 실전에서 연습할 수 있다는 것과 캐나다 워홀을 끝나고 났을 때의 나 자신을 생각해 보니 드냥 즐거웠다.
생각보다 몬트리올로 가는 길은 멀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느낌이랄까? BC 주가 아니라서 가는 길의 양옆이 그렇게 볼만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가는 길에 졸려서 자기도 하고, 일어나 보니 아직도 달리고 있어 창밖 좀 보고 하다 보니, 드디어 몬트리올!! 이 나왔다.
드라이버는 친절하게도 나를 시내 중앙까지 데려다가 내려 주었고, 나는 그에 진심 어린 고마음으로 답하였다. 친절하고 마음씨 넓은 캐나다인.. 이런 게 경험이랄까..
개인적인 생각 - 계획적인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렇게 진행하고 그에 해당하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 그것의 성취감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여행에서는 이런 계획성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계획 여행과 무계획.. 어떻게 보면 인생도 여행인데.. 이런 인생에 단비 같은 무계획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이 가끔씩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