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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도리 Feb 02. 2018

27세 청년, 쇼핑센터 만들기 [5장]

그림을 그리다.

빈센트 반 고흐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무언가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진행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다.

생활의 달인

생활에 달인에 나온 사람들의

기술을 보면 ,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달인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정말 미친 듯이 열정이 넘쳐서

일을하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달인이 되고자 심취해서 하기보다는


그냥 계속해야 하니까..

하다 보니까..

이왕 할 거면, 더 잘하고 싶으니까..


반복하고,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달인에 반열에 오른 것이다.


필자 또한 사업계획 작성의 달인중 한명이다.

나는 화가와 기획자는 통한다고 생각한다.


 사업계획서 작성 또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왜?


화가는 붓을 들지만

나는 펜을 든다.

울라프 스케치


화가는 캔버스 위에 자신의 생각을 그리지만

나는 종이 위에 나의 생각을 그린다.


글쟁이는 사상에 살을 붙여 글을 쓰고

화가는 스케치 위에 채색을 한다.

건축물은 골조 위에 마감을 하고

사업가는 비즈니스 모델 위에 사업을 얹는다.


기획자나, 화가나, 건축가나

본질은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작품들은 자신만의 콘셉트를 담고 있다.

모든 작품들은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모든 작품들은 화자와 청자로 나뉜다.


그 점을 깨달은 이후

사업계획을 쓰는 것도, 책을 쓰는 것도

 그렇게 문제 되지도, 어렵지도 않게 되었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잡고

사람들에게 호소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그만이었다.


청년몰 조성사업이 특이한 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우러져야 했다.


건축물이라는 공간에

창의적 콘셉트가 교집합 되어야 했다.


내가 아무것도 없는 맹지에

협소 주택 이란 콘셉트를 끼워 넣었던 것처럼


협소주택 안에 다락방 카페라는

만화카페를 집어넣었던 것처럼


나는 강화중앙시장이란 버려진 공간 안에

무언가를 채워 넣어야 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주변 사람들에게  강화도 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며 다녔다.


강화도조약 체결모습

주로 강화도 조약이 생각난다는 사람과

단군신화가 생각난다는 사람으로 구분되었다.


나는 단군신화를 택했다.

곰과 호랑이, 단군할아버지


누구에게나 친근한 소재이기도 하고

곰과 호랑이를 잘 살려내면

귀여운 콘셉트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단군신화를 현재에 맞게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을까?


일주일간 뒹굴거리며 네이밍을 생각해 봤다.


이것저것 끄적거리며

궁리를 거듭했고, 결국

세가지 네이밍을 골라냈다.


첫 번째는, 웅담시장

"웅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청년몰"이란 콘셉트이었다.


두번째는, 청춘마니시장

"청년 마니산의 합성어이며, 많이 많이 먹고 가라는 의미가 있다."


마지막은, 개벽2333시장

"단군께서 단기 2333년 나라를 세워 천지개벽을 했듯,

우리 청년들도 시장문화를 개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렇게 세 가지 네이밍을 만들어

강화군청에 결재를 올렸다.


속으론 웅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웅담시장이 선택되길 바랬다.


웅녀의 러브스토리를 그리고 싶었다.


곰에 쓸개를 의미하는 웅담과 동의어로

청년몰에서  먹은 음식이 몸에 좋다는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웬걸??


현실은..


내 생각과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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