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시작!
젊은 그대여.
잠깐의 뒤처짐에 열등감으로 가슴 아파하지 마세요.
삶은 당신의 친구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 벌이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친구들을 무조건 앞지르려고만 하지 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나만의 아름다운 색깔과 열정을 찾으세요.
- 혜민
군청 과장님이 개벽시장이
네이밍이 마음에 든다며 덥석 선택했다.
거기다 2333이란 숫자를 붙였다. ^^;
그렇게 개벽2333 청년몰이란
네이밍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인프라 조성에 들어갔다.
우선 엉망진창인 현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잡은 총 공사 예산은 4억 9천만 원
관급공사는 일반 공사에 비해서
돈이 참 많이 드는 것 같다.
분명 버블이 형성되어 있다.
사무실 운영비, 인건비, 금융비 등
많은 것들이 숨어있겠지..
직영건축으로 집을 지은 나는
눈 감아도, 훤히 원가구조가 보였다.
설계 및 디자인을 진행하기 전
우선 철거를 진행했다.
원빈이 영화 아저씨에서 이발을 하며 전의를 다지던 것처럼
철거를 진행하며 본 공사를 위해 전의를 가다듬었다.
강화의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강화군민과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명소를 한번 만들어 보자.
철거공사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현장을 들러 철거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감독을 했다.
건물의 민낯을 보니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싶었다.
여기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장소는
이제 다시는 만나볼 수 없을 것이다.
한 푼 두 푼 모아 자식을 먹이고 입혔고
어느덧 할머니가 됐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철거는 완성됐다.
관급공사라서, 서류처리가 공사보다 많았다.
폐기물 계량증, 석면 관련 서류들,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견적서
입찰 관련 서류 등
서류더미가 수북하게 쌓여갔다.
군대에서는 100명이 넘는 부하들이
알아서 실무를 진행했었는데
그들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뒤늦게나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