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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도리 Feb 11. 2018

27세 청년, 쇼핑센터 만들기 [6장]

철거 시작!



젊은 그대여. 

잠깐의 뒤처짐에 열등감으로 가슴 아파하지 마세요.


삶은 당신의 친구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 벌이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친구들을 무조건 앞지르려고만 하지 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나만의 아름다운 색깔과 열정을 찾으세요.

- 혜민



군청 과장님이 개벽시장이 

네이밍이 마음에 든다며 덥석 선택했다.


거기다 2333이란 숫자를 붙였다. ^^;


그렇게 개벽2333 청년몰이란 

네이밍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인프라 조성에 들어갔다. 


우선 엉망진창인 현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잡은 총 공사 예산은 4억 9천만 원


관급공사는 일반 공사에 비해서

돈이 참 많이 드는 것 같다. 


분명 버블이 형성되어 있다.

사무실 운영비, 인건비, 금융비 등 

많은 것들이 숨어있겠지..


직영건축으로 집을 지은 나는 

눈 감아도, 훤히  원가구조가 보였다.


설계 및 디자인을 진행하기 전 

우선 철거를 진행했다. 

 


< 철거 전 청년몰 전경 >


원빈이 영화 아저씨에서 이발을 하며 전의를 다지던 것처럼


철거를 진행하며 본 공사를 위해 전의를 가다듬었다.


강화의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강화군민과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명소를 한번 만들어 보자.


철거공사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현장을 들러 철거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감독을 했다. 


건물의 민낯을 보니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싶었다.  


여기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장소는

이제 다시는 만나볼 수 없을 것이다. 


한 푼 두 푼 모아 자식을 먹이고 입혔고

어느덧 할머니가 됐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철거는 완성됐다.


관급공사라서, 서류처리가 공사보다 많았다. 


폐기물 계량증, 석면 관련 서류들,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견적서

입찰 관련 서류 등


서류더미가 수북하게 쌓여갔다.


군대에서는 100명이 넘는 부하들이

알아서 실무를 진행했었는데


그들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뒤늦게나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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