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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도리 Mar 09. 2018

27세 청년, 쇼핑센터 만들기 [8장]

기반조성 시작!

끽다끽반(喫茶喫盤)


차를 마실 때는 차 마시는 것만,
밥을 먹을 때는 밥 먹는 것만.

마주하는 것에 마음을 쏟아야 한다.






전기, 통신, 소방, 디자인 등 신경 쓸 일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헤처온 일에 비해서

참 쉽고 간단했다.


몇 번의 도면, 디자인 수정을 거치고

내부적으로 디자인 및 레이아웃이 확정되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망치와 함께한 시간 덕분이였을까?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노동자들의 삶


그들의 일상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노가다쟁이들은

장돌뱅이처럼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하루를 살아가지만


곰 조각 중..




순간을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이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흙먼지를 먹고 살아가지만

내가 먹은 흙먼지가

자식들의 밥이 되고, 학비가 되어

삶을 유지시킨다.


그들의  망치질 한번, 걸레질 한 번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공간의 이면에는

모두의 땀이 묻어있다.



나는 청년몰의 콘셉트가

'단군신화'임을 감안해서

이곳저곳 재미있는 요소들을 배치했다.


예를 들면 출입 계단은

웅녀 곰방이가 마늘을 먹는 모습을 그려놨다.


먹기 싫은 마늘을 많이 먹어야 하기에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마늘먹는 곰방이



"넌, 먹을 때가 제일 예뻐!"

"사는 게 꽃 같네" 등


각종 재미있는 어구들을 스텐실 작업으로 배치했다.


전체적인 칼라칩은

강화도를 대표하는 꽃인 진달래를 모티브로 하여


색으로 맞췄다.


모서리 이음에도 곰방이 와 호쉐프를 그러넣어

재미있는 볼거리 요소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공사를 하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고


어느새 공사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렇게 작은 쇼핑센터를 만드는 것에도

많은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스타필드나 롯데몰, 청계천 같은 공간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너무 숨 쉬듯 자연스러워서

생각을 잘 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생각 속에서 살아간다."


내가 입고, 쓰는 모든

서비스와 재화는 누군가의 생각의 산물이다.


결국은 '생각'이 결과물로 구현된 것일 뿐이다.


우리의 법은 사회계약론의 루소

내가 클릭하는 마우스는 더그 엥겔버트

내가 바라보는 모니터는 삼성의 어떤 디자이너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들이겠지?


이 작은 사실을 한 가지를

'인지' 하고 산다는 것이


내 삶을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됐음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사람은 생각을 행동으로 반영하고

행동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생각을 키우고 사상을 단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보이는 것들 뒤에 숨겨진 과정들을

살펴보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벽돌!

파벽돌을 어떻게 붙이는지 한번 찍어봤다.




청년몰에 있는 모든 그림들은 모두

수제로 그렸다.


작가들을 직접 섭외해서, 한 땀 한 땀 손으로 그렸다.


홍대 출신의 젊은 화가였는데

각종 아트월 작업들만 전문적으로 하는 작가였다.


오픈하기 전 정신없는 청년몰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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