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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도리 Jul 22. 2018

28세 청년, 배꽃길 만들기 [6장]

이화여자대학교 청년몰 조성사업

개장식을 하고 난 후의 나는 행사들을 기획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들을 

중심으로 기획을 했다. 


연극제, 영화제, 플리마켓, 야시장, 다문화축제 등 

여러 가지 행사를 꾸려 1주에 1개씩 진행했다. 


그리고 기존에 교육을 받지 못했던 청년상인들을 위해서  

세무, 법률, 정부지원사업 등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발걸음이 없던 골목에도 사람들이 발걸음 하기 시작한다.



각종 유명 인사들도 족적을 남기기 위해서 내방하기도 하고, 

행사를 구경하러 오기도 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1주일에 1건씩 행사들을 소화했다. 

1년 6개월짜리 사업을 폭풍같이 진행했고,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게 나의 4개월간의 이화여대 생활은 끝을 맺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프로도처럼 

힘들고 고된 여정이었지만, 여정의 간이역에서 

만나는 인연들과 풍경들에 취해서 힘든 줄도 모르고 일을 마쳤던 것 같다. 



이제야 이화여자대학교 청년몰 조성사업의 아쉬운 점을 적어본다. 


첫째, 상권분석을 진행하지 않았다.
잡화가 아닌, 요식업을 위주로 넣었으면 더욱 좋은 사업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아마추어도 할 수 있는 상권분석인데.. 

둘째, 서대문구의 보여주기 식 행정(전시행정)
서대문구의 박 과장이란 사람의 전시행정은 참 씁쓸할 정도로 무모했다. 

청년상인을 위한 사업이 아닌, 서대문구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청년몰을 유치해서 운영했다. 


셋째, 이화여자대학교 체계 무능함. 

학생들의 수준을 학교가 따라가지 못했고, 실무경험이 없는 교수를 사업단장으로 선임했다. 

무언가 일이 터졌을 때 문제를 감추기에 급급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산학협력단의 정지연 파트장.. 

글씨 하나 고쳐 오라고 다시 지적 그리고 또 지적,

문제가 발생하면 실무자 탓, 공적이 생기면 본인의 공으로 돌렸다. 


넷째, 부적합한 상인 선발

교수의 외압과 부정선발로 인해서 경쟁력 없는 청년상인들을 뽑았다. 

괜히 최순실-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이 일어난 게 아니라고 생각된다. 


내가 입을 열게 되면 제2의 정유라 사건이 일어나기에 

조용히 진실들을 역사의 그림자 속으로 묻어둔다.. 


다섯째, 쓰레기 같은 건물주들
예전 이대 뒷골목의 향수에 젖어 무자비하게 임대료를 올리고 
주머니에 돈을 챙기는 모습. 

마치 흡혈파리 같았다. 


상권이 좋아질수록 건물주들의 배를 불리는 꼴이니, 

이게 누구를 위한 정부사업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이런 문제들만 없었어도 

분명 이화여대 청년몰 조성사업은 더욱 빛을 났을 것 같다. 


상위 기술한 다섯 가지 문제들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아서

바꿀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고질적인 문제다. 


아마도 우리 대한민국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업들의 민낯을 본다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렇게 나의 청년몰 프로젝트는 끝났다.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조성사업, 경동시장 청년몰 조성사업 등에도 연락을 받았지만

더 이상 전통시장 관련 사업을 직접적으로 맡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스물아홉 살이 됐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28세 청년, 배꽃길 만들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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