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도리 Aug 25. 2019

30세 청년, 공장 창업기(5장)

공장 기본 세팅하기! (1편)



君子以事谋始(군자이사모시)
 < 주역 中>


군자는 일을 함에 있어 그 시작을 잘 도모한다.



유교에는 [사서삼경]이 있다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경 서경 주역

앞에 네가지는 사서

뒤에 세가지는 삼경 이라고 한다.


이 순서로 공부하다 보면, 세상의 이치에 다다른다는 것.

그 마지막 고서가 바로 주역이다.  


주역은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진다.






모든 일은 시작이 곧 반이다.


시작에서 잘 못되면 모든 것이 잘못된다.

첫 단추를 잘못 끼면 마지막 단추까지 잘못 껴지고

첫 직장의 경험은 삶 전체의 사회생활에 영향을 끼친다.


이는 비단 비즈니스나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연애나 우정 또는 자식관계 등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살얼음판 위를 조심스레 걸어가듯

신중하게 한 걸음씩 걸어야 하는 것 같다.




처음 나는 어떻게 공장을 세팅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난생처음 하는 일이 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머리를

가다듬기 위해서


나는  우선 망가져 있는 공장 부지를

다시 재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머리가 복잡할땐 정리정돈이 최고의 명약이다"


처음 공장을 둘러봤을 때

눈 앞이 깜깜했다.


"아... 씨x"

욕이 육성을 터져나왔다.



 




공장인지 쓰레기장인지 모를 정도로

망가져 있는 공장


예전 주인은 이 공장을

버스나 트레일러 등을 고치는

정비 창고로 쓰려고 했다.


이곳저곳 도킹을 하는 구멍들을 뚫어놨고,

폐기물과 술병, 개똥은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난 할 수 있다."


다시금 나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손을 대기 시작했다.


나는 일을 함에 있어서는

프로정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싹 밀어버리고, 다시 정비하자"

포클레인 한대를 불러 청소를 하고  


덤프트럭에 폐쇄석을 몇 차 받아

구덩이를 매운 후 레미콘 타설을 했다.


바닥을 샌딩과 미장을 한 후 에폭시 페인트로 바닥을
마감하니 이제 좀 공장 같아 보였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내부를 채워 보기로

마음먹었다.



조명 하나 달려있지 않은 공장을 보면서


"너도 사람과 같구나"


짐승이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 하는 건 모두 매 한 가지 인 것 같다.



기본적인 하드웨어 공사가 끝났다.


멀끔하게 기본을 갖춘 공장을 보면서

내심 뿌듯했다.


이동식주택을 만드는 여정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됐다.  


청년몰 조성사업이나

전자상거래업을 할때와는 달리


자재를 산출하고, 장비를 임대하고, 사람을 불러


하나씩 만들어 가는 재미.

눈으로 보이는 결과물.


이 맛에 건축을 하는 게 아닐까?



25세 협소 주택을 시작으로

5년간 갈고닦은 나의 실력은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져 있음을

세팅을 진행하며 느끼게 되었다.


디자인,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목조, 철골, 철근 콘크리트 공법들까지

디테일하게 다룰 수 있는 서른 살의 청년은

대한민국에 몇 안되지 않을까? 라는

자부심 가득한 생각이 스쳐지나 간다.


그것도 잠시..나의 자아의 소리를

귀 귀울여 들어본다.


"난 아직 배가 고프다."

 

더욱 배우고 싶고, 세상을 탐닉하고 싶다.  


남들이 경험해 보지 않은 곳까지 가보고 싶다는

열망은 오늘도 나를 꿈꾸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