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마음속에 항상 갬성이 살아있었던가. 요즘 어린아이들을 봐도 그런 것 같다.
갬성의 눈으로 보면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은 어찌나 예뻤을까.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쌓인 눈만 보면. 눈사람을 만드는 것은 왠지 의무였던 시대가 있었던가?
내리막길에 눈이 쌓여있으면 주변에 비닐 포대가 있는지 보고. 선구자처럼 먼저 미끄럽게 길을 내던 의무감
그 뒤에 졸병처럼 많은 아이들이 비닐포대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올 때. 미끄럽게 먼저 길을 낸 선구자는 성취감을 물씬 느꼈던가?
하늘에서 눈이 오면, 학교 가는 길, 주변 슈퍼 가는 길, 어디를 가든 웃음이 멈추지 않았던가?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어서 게으름을 피울 때도, 엄마가 밖에 눈 왔다고 말하면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서 눈을 눈으로 보고, 쌓인 눈을 손으로 꼭 만져보았던 그때가 있었던가?
50여 년을 보았던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 50번을 보아서일까. 이젠 갬성으로 보면 안 되는 것일까.
그래도 오늘 쌓여있는 눈을 보니....
출근하는 차속에서는 차가 미끌릴까 봐,
옆 차선에 달리는 차와 부딪칠까 봐.
오늘도 사고 안 나고 회사에 잘 출근할 수 있을까.
출근시간 맞춰 차량 소통이 되길..
눈이 온 오늘,
쌓여있고, 하늘에서 계속 내려오는 눈을 보면 나는 아이컨택하면서 빌었다. 그리 되기를 바라며,
목적지에 도착을 하고 나서,
이제야 쌓여있는 눈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과 나는 아이컨택을 하면서 예쁘다.라고 반가이 맞아주었다.
50번을 봐도, 눈은 예쁘다.
나의 눈과 마음은, 일단 걱정스러운 목적이 이뤄지면 갬성의 눈으로 바뀌는가 보다
주차를 하고 사무실로 걷는 그 순간.
드르럭, 드르럭, 쓱쓱쓱, 드르럭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쌓인 눈들이 좌우 정렬을 하고 있다.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많은 교육생들이 나와서 눈을 치우고 있다.
군대에서 지겹게 해 봐서인지,
능숙 능란하게 제설작업을 한다.
왠지 눈이 지겹다는 표정과 주먹만 한 눈덩어리가 교육생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과 거친 웃음소리.
등 뒤로 한 무더기의 눈이 들어가 비명 지르는 피해자가 범인을 추적하는 모습도 정겹다.
난생처음으로 제설작업을 한다. 웃음소리가 끝이 없다.
아마도 남자 친구가 군대에서 제설작업 경험으로 술안주 삼아 말하려고 하면,
"닥쳐" 중경에서 실컷 해봤어, 별것 없더구먼 이라고 받아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포근하고 따뜻한 내 사무실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