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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Aug 16. 2023

어느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 그게 수사관이 해야 할 일

중대재해

2023. 8. 10. 13:30 ~17:20 경찰수사연수원에서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중대재해 강의를 했다

아마도 경찰조직에서는 내가 유일할지도.....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제과점 보조 주방장의 삶

밀가루 반죽 기계는 사람의 몸통도 들어갈 정도로 크다.

(설거지할 때 제일 짜증 난다. 하루에 몇 번을 하는지, 그리고 빵을 만들고 나서 팔지 못할 것 같다고 주방장이 판단하면, 반죽한 사람에게 다 먹으라고 지시하는 그런 인권침해적인 폭행도 당하면서.... 건강하지 못한 그냥 비대한 돼지로 만드는 일이 허다했던 그때 그 시절)


반죽 기계가 돌아갈 때 사람의 팔이 들어가서 반죽된 밀가루를 밀어주기도 해야 하는데

이때 기계에 소맷자락이 걸리기라도 하면 아차 하면서 빨려 들어갈 수도 




대학 졸업 후 토목 엔지니어로 8년 조금 안되게 현장에서 일을 했다.

도로, 교량, 택지, 골프장 조성, 바다 측량까지, 참으로 많이 돌아다니면서 일을 했다.

건설현장이나 제조현장에서 일을 하는 많은 근로자는 매일, 매시간, 동일한 작업장에서 

목숨을 위협받으며 일을 한다. 


나도 산을 깎는 법면 공사할 때 5미터 아래로 떨어져 본 적도 있으니까

항상 근로자의 삶은 죽음과 가깝게 대면해야 만 하는 삶인지도 모른다




2023. 8. 10.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수사 방향을 어느 쪽으로 찾는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수업을 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엄청난 법률적 지식으로 무장한 변호사들의 방패와 

우리 수사의 칼날이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으니까


어찌 보면 우리는 칼을 쓰는 무사일지도 모른다

방패로 막으려는 변호사와 자본으로 무장한 기업주를 대상으로 칼을 어떻게 휘둘러야 할지...


아마도 수많은 수사관들은 일반 형법 등 법률적 지식은 공부와 실무경험으로 엄청나지만, 

중대재해 관련된 법률에 대해서는 생소하니까


그래서, 생소한 그 법률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사례별로 나눠 분석을 했다.

어렵기도 하지만, 들어보면 소화가 될 수 있도록 풀어서


2023. 8. 10. 수사연수원에서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조심스럽지만 오송지하차도 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도 풀어냈다.

수업 그다음 날에, 

라디오 뉴스에 오송지하차도 수사진행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기자와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있었다. 이미 내가 생각하고 수사관들에게 제시한 방향성이 나와서 놀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2년 전부터

미래의 꿈을 위해 공부했다.


현장 경력이 있어야만 시험을 볼 수 있는 건설안전기술사를 공부했고, 

(물론 0.3점 차이로 떨어졌지만, 지금도 도전하고, 내년에는 기필코)


산업안전지도사도 1차 합격하고 내년에 2차와 3차를 준비 

(올해 경험상 2차를 보았고 낙방, 기술사와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느껴보았다) 해서,


결과물을 낼 것이다. 

그러면 내가 중대재해 관련 강의를 해도

(물론 지금도 명분은 충분한지는 모르지만 나름 자격증이 있는 전직 토목 기술자였으니까)

 

앞으로는 더욱더 방패와 싸우는 칼잡이들에게 교육을 하려면, 때로는 직접 현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내가 작성한 수사서류 등에 누가 보아도 전문가로서 작성된 내용

그리고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증거와 팩트로 

명분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천명에서 이천 명밖에 없는 

그 자격증을 내가 가지려고 하는 거니까 




삶은 개척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아니 찾은 연결고리가 끊기지 않게 때론 힘들어도 미래로 향하는 인생의 항로를 잃지 않기 위해 

힘차게 노를 젓는다. 이게 인생길이니까




'누구도 억울하게 하면 안 된다'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말씀을 

많은 수사관들에게 전파를 한다

그 억울함이 어느 날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지금 시간에도 많은 경찰관들에게 전파를 한다

'누구도 억울하게 하면 안 된다'라는 마음으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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