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다 보면,
가끔은 넘어지고
때론 그냥 바닥에 철퍼덕 쓰러지고 싶을 때도 있고,
나만 지옥인가 할 때도 있고
행복이 뭔지 의문이고
남자로서 사는 인생도 처음인데 사람들이 남자답게 살라고 강요하는 것 같고
자식으로도 아버지로도 처음 사는데
마치 여러 번 자식으로 아버지로 살았던 경험자처럼 잘하길 바라고
그러다 보니 서서히 나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냥 그대로가 아니라,
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처럼 자꾸 등 떠밀린다
과연 내가 누구인가
나의 정체성을 간간이 잃어버리는 삶의 연속
마침
김해에 있는 해성사 주지 월도 스님과 차 마시며 인생의 가르침을 받았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아닌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각자 자신의 마음속에 "지옥, 아수라, 아귀, 축생, 인간, 천상 등등" 모두 가지고 있는데, 이를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만 탓을 하며 괴로워하는 것이 안타깝게도 우리다
음식이 앞에 있는데, 너무 배고파 주변 사람들에게 먹어보라 하지 않고 혼자 우걱우걱 먹는 모습은 아귀로 변한 자신 아닌가
경찰 업무를 하는 사람이, 112 신고 접수 할 때 민원인과 통화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욱 나은 말투로 상대방을 위로하면 좋을까 보다는 수많은 민원인들의 짜증 나는 전화벨 소리,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말투와 억양, 행복보다는 불행의 기운이 가득 담긴 음악 같은 말소리, 마치 사람들이 입으로 토해내는 더러운 토사물을 받아내는 요강이 돼버린 듯 한 마음을 갖는다면 그것 또한 스스로 만드는 지옥
아주 아주 배고픔을 음식을 먹고 나서 배부르니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짧은 만족감, 그게 천국이 아닌가
키울 때는 지옥 같지만, 아빠 엄마라고 뱉는 오물오울 아이의 입, 아장아장 걷는 첫걸음을 보며 날아갈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 또한 천상에 있는 듯한,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그런 기분
하루를 살다 보면, 시간이 흐르듯 마음도 매초마다 70여 번이 나도 모르게 바뀐다
지옥 같은 마음이 어느새 천국의 따뜻함으로, 누군가를 비난하고 의심하고 욕하는 축생의 더러운 입에서 어느새 부드럽고 이성적인 어투를 사용하는 사람으로,
바로 내 마음속에 많은 존재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깨달으며 존재해야 함을
그래 모든 것은 나로 시작해 나로 끝나는 것,
어찌 보면 '나를 더 나답게' 할 때 주변의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 나의 눈도 깊은 심안(心眼)을 갖지 않을까
오늘도 '나를 더 나답게' 하고자
세상에 중심이든 바깥쪽이든 어느 쪽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냥 나를 놓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