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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Jun 14. 2021

비대면 수업만을 고집하며...

#대면 수업 #비대면 수업

2021년 6월이 되면서 많은 학교들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대학인 서울대학교도 대면 수업 전환을 결정하였고, 많은 대학들도 대면 수업으로 전환을 하고 있다.


세계의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미국도 대면 수업을 결정하였고 예산 편성까지 하고 있는 지금이다.



왜 비대면 수업만을 고집할까?


항상 의문이다. 지금은 코로나를 잡아가고 있는 이 실정에... 왜?


내가 속해 있는 사랑스러운 조직은, 계급이 우선인 조직이다(물론 많이 바뀌고는 있으나, 계급이 없어지기 전에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며칠 전 교육생들과 첫 만나는 자리에 내 소개를 했고, 무엇을 가르친다고 설명도 했다. 그때 교육생 몇몇이 물어온 말은 딱 하나다.


"대면으로 수업하면 안 되나요 교수님",  

"저도 그러고 싶은데. 어쩔 수 없네요. 비대면 수업하라는 게 지시니까요"


현재 우리나라 교육부는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을 맞은 국민들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의 교육 강도는, 중상위권 학생을 기준으로 수업을 맞춰서 진행하는데, 부작용으로 현재 교육 현장의 이원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중상위권 학생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위권 성적 우수자와, 성적 하락으로 하위권으로 떨어진 학생으로 양극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더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곳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오늘부터 정기 교육이 실시되었다.

첫날이어서인지 다행히 교육생들이 열심히 들으려고 하는 모습이 예쁘다. 하지만 흐릿한 화면과, 웅웅 울리는 스피커 소리, 끊어져서 들리는 음성들, 분단위로 시간이 흐르면서 순국선열에 묵념하는 교육생들이 서서히 늘어났다.


화면이 흐릿하니, 화면을 보고자 하는 열의로 강의실 안은 희미한 먹구름이 낀 것처럼 흐릿한 어둠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일까?.


정말 교육생을 위한 교육인지, 아니면 교육 관련 기획부서나 지시를 내린 윗분이 자기의 업적을 쌓기 위한 것인지.


며칠 전 "나 혼자 산다" MC 전현무의 에세이 내용 중에 첨성대를 읽어보았다.


첨성대는 과연 천문을 알고자 함인지, 아님 선덕여왕 치적 쌓기인지. 후세의 많은 사람들의 판단에 맞겨졌지만. (물론 천문을 알고자 함이다라는 게 정석이긴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또 다른 천문대는, 교육생을 위한 것인지, 치적 쌓는데 혈안이 된 것인지... 이 현실이 너무

슬프다.




한참 코로나로 정국이 난리일 때, 이곳은 시뮬레이션 교육 도입으로 현장에서 바로 대처할 수 있게 한다는 교육목표로 외주업체에서 시뮬레이션 교육 관련 뭔가를 만들어 간 적이 있었다.


이때 외주업체 대표와 몇몇 교육 관련자들이 내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그래서 평소와 같이 교육생들에게 무선 마이크를 하나를 주고, 나와 문답이 끝나면 바로 마이크를 다른 교육생에게 전달하는 방식의 사랑의 마이크 돌리기 수업을 한 적이 있었다.


나의 수업방식은 교육생과 함께 묻고 답하고 하는 방식이다. 정답은 없다, 현장에서 마주칠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그냥 문제를 던져주고 이를 창의적이고 순발력 있게 그러나 법률과 판례를 통한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또한 묻고 답하고 하는 방식이다.


바로 내가 했던 교육방법이, 지금 현재 필요로 하는 시뮬레이션 기법 중에 하나라는 것을 외주 업체 대표로부터 들었다. 아울러 최근에는 내 교육 방법이 "PBL기법"이라고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PBL을 알지도 교육을 받아보지도 못했다. 그냥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나름대로 생각해서 했던 것이다.




나는 교육을 할 때 정답을 미리 말하지 않는다. 일선 현장에서 만나는 무수한 시민들, 무수한 범죄들, 무수한 사건 현장들. 수학의 공식처럼 문제에 공식을 대입한다고 해서 풀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 현장에서 사건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순발력 있게 창의적으로 법률과 판례를 근거로 해결 능력이 있냐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생들을 조로 나눠서, 같은 현장 사례이더라도, 조별로 브레인스토밍을 가미해서 대량 의견 제시 등 사례 분석하고 근거는 무엇인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그런 후에 조별 발표를 진행하면서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한 게 무엇인지 등등 창의적이고 순발력을 키우는 게 내 교육의 목적이다.


현장에서는 프로다운 모습으로 비쳐야 하니까.


많은 수험생들은 앵무새와 같이 외우기만 하고, 공채시험을 통해 합격자들이 이곳으로 온다. 그럼 나는 앵무새처럼 외워서 들어온 친구들을 앵무새가 아닌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치안 현장에서 많은 시민을 만났을 때 애국가 4절을 앵무새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창의적이고 순발력 있게 그리고 근거를 통해 해결할 능력을 키우는 게 프로로 가는 길임을. 그래서 중요하다.




교육생도, 그리고 교수들도 빨리 대면 수업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계속 뒤로만 가려는 교육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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