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속 가을로 변태(變態)하는 중경

#중앙경찰학교 #변태 #미루나무 #청춘 #도전 #포기 #발자취 #토목

by 별하

흰 구름 (외국곡 동요)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놓고 갔어요



비가 오는 오늘, 중앙경찰학교는 가을로 가기 위한 변태를 시작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과 함께 미루나무의 잎사귀도 하나씩 하나씩 떨어진다.


떨어지는 미루나무 잎사귀의 모습이 거룩하게 보이지만 한편으로 세월이 감이 서글프다.


사계절의 옷을 때마다 갈아입는 신비한 이곳,

많은 청춘들이 이곳으로 오기 위한 도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 모를 정도다.


근래에 2021년도 경찰 공채시험이 마무리되었다. 아마도 시험 과목 개편으로 인한 개편 전 마지막 시험일 것이다. 시험 난이도는 상중하에서 극상이었다고들 한다. 시험 보고 나와서 우는 청춘들도 간간이 있었다고들 한다.


불안한 취업률로 인해 안정적인 워라벨을 위해 도전하고 도전하고...




1997년 이전에 나는 토목공학도였다. 도로현장과 택지 현장, 골프장 공사현장에서 10여 년을 기술자로서 뛰어다녔던 나.


그러나 IMF라는 괴물을 만났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던 삶이 한순간에 붕괴가 돼버렸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건설업체는 줄도산이 나는 실정이었고, 20대 후반이었던 나는 40대 중반의 선배가 술 한잔 마시고 나이 어린 후배에게


먼저 좋은 회사에 들어가신 분들은 축하합니다.
회사에 들어가시면 자리가 있을 때 선배들에게도 연락해주세요


20대 후반의 나는 그때 선배의 모습이 나의 모습처럼 오버랩이 되었고, 그래서 무서웠다. 그래서 퇴직금을 털어서 1년 동안 목숨을 걸고 내 가족을 굶기지 말자는 생각에 공부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불안한 취업문제, 불안한 경제, 불안한 정치, 불안한 세계 흐름 속에서 불안한 나의 자리가 어딜까 하는 생각을 지금의 청춘들도 많이 하면서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진로를 선택할 것이다.


직업군으로 공무원만을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도 있다. 사실이다. 그러나 불안한 세상 속에서 먹고살아야 하는 심정으로 뭔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안전한 나의 자리일지도 모른다.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중앙경찰학교 중앙로의 모습


지금 이 순간.


중앙경찰학교로 오기 위해 고시원, 학원, 인강을 통해 열심히 열심히 하는 청춘들이여,


이곳에 바로 당신의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길목과 운동장 등에 아직 어느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자리가 많으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극상의 난이도에 눈물을 흘렸던 청춘들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을 한다면 그 도전의 댓가는 항상 당신의 손아귀에 있음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오늘 빗속의 중경은 바로 여러분을 맞이할 몸단장으로 샤워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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