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처종사(一妻從事) : 버터플라이 이펙트

#배임죄 #확정일자 #불륜 #죗값

by 별하
(남자) “여자야, 이리 와, 내 가슴이 끓고 있는 것 느껴봐”
(여자) “몰라 몰라, 남자씨 가슴이 너무 뜨겁다, 델 것 같아”
(남자) “이리 와 봐, 오래간만에 뜨겁게 녹여줄게”
(여자) “몰라 몰라, 나 녹으면 초콜릿 될 거야”


남자의 입술과 여자의 입술이 서로 마주 보며 다가간다. 아주 끈적거리면서 다가간다. 마치 초콜릿 포장지가 한꺼플씩 벗겨지듯, 때로는 양파 껍질이 하나씩 벗겨지듯 서로를 쓰다듬으면서 입술과 입술이 맞닿는다. 그리고 그들의 입술과 입술사이, 몸과 몸 사이에는 붉게 타오르는 촛불만이 흔들흔들 바람에 흔들리며 활활 타오른다.


과거의 대한민국에서는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으로 인해서 남자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이유로 여러 첩을 두고 살았고, 여자는 결혼하는 순간 남편 집안의 귀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를 받았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는 악법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물론 한 남자만을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는 일부종사(一夫從事)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서는 여권 신장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여성의 지위가 상당히 높아졌음을 느낀다. 그래서 일처종사(一妻從事)라는 말도 생겨났으니까 말이다. 물론 일부종사든 일처종사든 서로 존중하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사는 게 정상일 것이다. 부부 생활에서 서로가 서로의 스승이 될 수도 있는 일대종사(一代宗師)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가끔은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는 경우도 요즘 너무 많다.


(여자) “남자씨, 그때 말한 돈 언제쯤 될까”
(남자) “여자야, 걱정 마, 이 오빠가 꼭 해준다고 했지, 오빠만 믿어”
(여자) “몰라 몰라, 난 남자씨 밖에 없어”
(남자) “오래간만에 여자의 목소리를 들으니, 내 가슴이 또 끓어오른다. 이리 와 더 가까이”


남자의 얼굴이 여자의 얼굴로 다가간다. 서로를 갈망하는 눈빛이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 너무 뜨거운 블랙홀처럼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없다. 마치 자석과 같이 끌어당기고 밀치는 힘이 마치 빠르게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디딜방아로 보일 뿐이다.


(세입자) “어떻게 해요 형사님”
(나) “나쁜 사람이네, 어떻게 사건은 사건이지만, 집은 어떻게 해”
(세입자) “미치겠어요, 곧 경매로 넘어갈 텐데”


하나의 작은 행위가 어느 순간에는 엄청난 폭풍우로 몰아닥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행동할 때가 많다. 바로 눈앞에 그리고 지금 느낄 수 있는 쾌락에 정신이 팔려서 말이다. 어떤 이의 눈에는 피눈물이 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 “제가 은행만 옮길 거예요, 그래서 주소지만 한번 옮겼다가 제가 연락드리면 다시 전입신고하면 됩니다”
(세입자) “그냥 주소만 옮겼다가 다시 전입하는 건 큰 문제는 아닌데, 제게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죠”
(남자)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은행만 갈아타는 겁니다. 은행은 1순위가 아니면 절대로 대출을 해주지 않아서 그래요”
(세입자) “집주인 분만 믿겠습니다”


자가(自家)가 없거나 또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서 전월세를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전월세 보증금에 대한 안정성 보장을 받기 위해 계약을 하면서 확정일자를 받는다. 바로 임대차 보호법에 의해 피 같은 돈을 안전하게 보장받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런데 순간의 실수로 확정일자 효력이 상실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바로 집주인 때문에.


(세입자) “경매가 진행되었는데, 제가 낙찰받았습니다”
(나) “고생했네요. 집주인은 만나봤어요”
(세입자) “집주인 그 개새끼가, 자기도 인생 실패자라고 그냥 미안하다고 말만 하고 전화 끊더라고요”
(나) “참, 나쁜 놈이네”


행복한 남녀의 불륜 생활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종착역을 향했다. 그렇게 뜨거웠고 서로를 녹일 정도로 정렬적인 사랑도 시간과 돈에 의해 금새 식어버렸다.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계속 잡고 싶어서 은행에서 돈을 끌어당겨 여자에게 주었다. 여자는 남자가 준 돈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하였다. 그러나 정상적이지 않고 건전하지 않고 도덕적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하늘에서 그만큼 벌을 내려줄 것이다.


여자의 사업은 계속 무너져 갔고, 남자는 본부인과 이혼소송을 하면서 모든 돈이 말라가고, 은행에서는 대출이자 연체에 대해 독촉을 하고,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불륜 커플이 만들었으니 둘이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정상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자의 집에 전세로 들어간 세입자는 무슨 죄를 지은 것인가. 불륜남의 집에 세입자로 들어간 것이 죄인가, 아니면 불륜남의 부탁에 의해 잠깐의 위장전입이 죄였는가.


불륜 남녀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돈과 섹스, 그리고 이 커플에는 사랑이라는 맛있는 양념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들이 일으킨 작은 바람은 어느 세입자의 눈물이 되어버렸다. 남녀가 서로 좋아서 자신들의 가정을 버리면서까지 사랑했다면 당사자들끼리 결과에 맞는 고통을 받아도 된다. 그런데 어만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자기 명의로 된 집을 구하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몇 년 전에 2-3억원 하던 집이 지금은 6-8억원이 되기도 했고, 이로 인해 은행 대출한도가 갑자기 높아져 대출을 해줄 돈이 말라가니 갑자기 은행에서 대출제한을 해버렸다. 이렇게 저렇게 너덜너덜해진 부동산, 과연 자신의 부동산을 빼면 진정한 재산이 얼마나 될까.


부동산은 대한민국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고 고통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20대, 30대, 그리고 열심히 성장해가는 10대들의 삶 속에서 부동산의 개념은 어떻게 잡혀갈까.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다가갈까, 아니면 가능으로 다가갈까.


사람들은 살다 보면 실수할 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실수를 했을 때 자기만 책임지면 되는 실수는 괜찮지만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된다. 그 대가는 분명히 받을 테니 말이다.


(남자) “돈 언제 줄 거야, 씨발년아”
(여자) “야 그까짓 것 돈 주면 되잖아, 쪼잔한 새끼야”
(남자) “야 내가 너 진짜 사랑해서 만난 것 같냐. 걸레 같은 년이”
(여자) “야, 넌 배포도 정말 작지만, 네 그곳도 졸라 작아. 쪽팔린 줄 알아라 쫌팽아”
(나) "어이, 사랑싸움은 나가서 하고, 지금은 내 얘기 듣는게 좋을것 같은데"


남자는 여자를 사기로 고소를 했지만, 사기는 NO, 지가 좋아서 줬으니까. 그러나 남자는 세입자에 대해 배신을 했으니 배임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 모든 삶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아마도 사람은 살아가는 데 있어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된다면 존경과 사랑을 받겠지만, 나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라면 그만한 비난의 대가를 혹독하게 감당해야 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조금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욕심이 있고, 적당히 돈이 있고, 적당히 행복하고, 적당히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모든지 합의와 조절이 가능할 수 있게 어느 정도 열정의 문을 빼꼼히 열어놓은 채로 말이다.


이 시간에 내가 일으킨 작은 바람이 따뜻한 바람으로 다가갈지, 아니면 차가운 바람으로 다가갈지, 어느 누구에게는 센 바람으로 날카롭게 다가갈지를 한 번쯤 생각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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