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살고 도쿄에서 일하는 외노자가 바라보는 일본의 코로나 사태
지난 편을 이어받아서...
미적대던 아베상이 드디어 긴급사태 선언을 했다.
사실 4월 들어서 긴급사태 선언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었고, 올해 올림픽 꼭 하자고 손 꼭 잡고 강행 의지를 불태웠던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올림픽 밀리자마자 빛의 속도로 태세를 전환을 하여, 빨리 긴급사태 선언을 하라고 대놓고 아베를 압박하고 있었던 터였다.
이런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 그는 애기 손바닥만 한 마스크(위 기사 썸네일 속 그 마스크가 맞다) 2장을 각 가정에 뿌리는 것으로 탈압박을 꾀하여보았으나 그게 성공할리는 없었고, 짤 생성에나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그치고 말았다.
결국 지난주 후반부터 슬슬 긴급사태 선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중차대한 사안이 하루아침만에 뚝딱 될 일도 아니지만, 단기간에 결단력 있게 해내면 우리가 기대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이 아닌지라, 그들은 오늘 긴급사태 선언에 이르기까지
긴급사태 선언 준비의 준비의 준비의 준비에 대한 발표
긴급사태 선언 준비의 준비의 준비에 대한 발표
긴급사태 선언 준비의 준비에 대한 발표
긴급사태 선언 준비에 대한 발표
라는 수많은 발표를 거쳐, 드디어 오늘 오후 긴급사태선언_수정_최종_final_정말최종_진짜최종_realfinal.docx를 국민 앞에 제출하고야 말았다.
긴급사태가 적용되는 지역은
도쿄, 카나가와, 치바, 사이타마
오사카, 효고
후쿠오카
총 7군데 지역이다.
그 와중에 지역 내 감염자 300명 돌파를 오늘내일하고 있는 아이치현은 대상에서 제외되어 오늘 아이치현지사가 ‘긴급사태 선언 대상이면 어제 연락이 왔을 건데 안 왔네용....(시무룩)’이라고 인터뷰 한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긴급사태 선언이 불러올 실생활의 변화는 실상 그렇게 크지 않은 게 함정이다. 일단 긴급사태 선언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곳에서는
주민의 외출 자제 요청 혹은 지시 가능
학교 등 공공시설의 이용 자제 요청 혹은 지시 가능
음악, 스포츠 행사 자제 요청 혹은 지시 가능
의료시설이나 토지의 허가 없는 사용 가능
마스크 등 의료용품의 매도, 보관 명령 가능
운송업자에게 긴급 운송 요청 혹은 지시 가능
이런 정도가 가능하게 된다, 라는 것인데, 사실 스포츠, 이벤트야 이미 애저녁에 대부분 취소/연기된 상태였고, 학교도 원래 하고 있던 휴교를 더 연장했을 뿐이다. 중국이나 유럽 각국처럼 아예 도시 하나를 통째로 봉쇄하는 건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국민의 행동을 강제하거나 제한할 수 없는 건 2차 대전의 산물이라는 이야기를 일본인 지인에게 들었고, 마침 중앙일보에서 관련 기사를 다뤘다.
이럴 때만 전범국 모범사례를 준수하고 앉았다는 비아냥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것은 일단 차치해두고서라도, 지금 일본이 X 된 것은 이것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일 따름이다.
그럼 뭐 때문이냐고요?
뭐긴요ㅎ
투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