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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사는 투칸 Dec 03. 2021

그래서, 우리 아이의 이름은?

이름도 성도 쉽지 않은 이중국적 아이의 운명이란

내년 2월에 태어날 우리의 아이는 한국과 스웨덴 이중국적을 가지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일본에서 교육을 받으며 살아가게 될 운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가 생기자마자 아이의 이름을 어떻게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이름이란  부모가 처음으로 아이에게 선물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신중해지기 마련인데, 가뜩이나 우리는 한국, 스웨덴, 일본  나라 모두에서 발음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위화감 없이 불릴  있는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는 고난도 미션을 안게 되어 머리가  빠질 지경이었다.


아가야 그냥 니가 맘에 드는걸로 정해주면 안될까? (출처 : pixabay)

그래서 나와 스웨덴 남자는 성별을 알기 전부터 남자아이일 경우와 여자아이일 경우 각각의 케이스별로,   며칠을 고민하고  고민하며 후보 리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름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성(姓)이었다.


혼인신고할 때도 그랬지만 스웨덴 남자는 자신과 나의 성을 합친 새로운 family name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여러모로 서류 작업이 복잡해져서 결국은 각자의 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혼인신고를 마쳤다.


당시의 고민에 대해선 아래 글을 참조해주세요 :)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둘 중 한 명의 성을 아이에게 줘야만 했다.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해야 했던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내 아이가 내 성을 따라야 한다, 혹은 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결혼하면서 성을 남편 성으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라면 사상적으로나 개인적인 귀찮음으로나 내 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아이에게 내 성을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욕심이 없는 상태였다. 만약 나와 스웨덴 남자가 한국에 살고, 앞으로도 쭉 한국에 살 생각이었다면 사회적 편의를 위해 내 성을 아이에게 주는 쪽을 선택했을 수도 있겠으나, 어차피 여기 일본땅에선 이래도 외국인 저래도 외국인이므로.


그래서 결론적으로 우리는 스웨덴과 일본에서는 아이의 family name은 남편인 스웨덴 남자의 성을 따르되, 미들 네임에 내 성을 넣는 방향으로 협의를 한 상태이다.




다만 여기서 내가 고민하게 된 것은 바로 한국에서 아이의 성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점이었다.


지금은 우리가 일본에 살지만 사람 일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만약 한국으로 이주을 해서 살게 된다면?’이라고 가정하면, 아마도 내 성을 따르는 것이 아이가 살아가기엔 훨씬 더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제도적으로는 외국인 남성과 결혼했을 경우, 혼인신고 시에 아이가 엄마의 성을 따르게 하겠다는 협의를 했냐는 항목에 체크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녀에게 한국 엄마의 성을 물려주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아이의 한국 여권 이름과 스웨덴 여권 이름이 달라지므로, 나중에 해외에 출입국 할 때 종종 귀찮은 일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상황이다.


스웨덴 남자는 아이가 한국에서  성을 따르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뜻대로 하라는 입장이라, 아직 고민 중이다. 아마도 낳고 나서 출생신고하는 순간까지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국제 결혼 부부, 글로벌 가족에게는 쉬운 스탭이란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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