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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사는 투칸 Aug 10. 2019

일본의 신졸 취업이란 (2) 공급<수요의 시장

파는 쪽 맘대로인 일본 취업 시장(売り手市場)과 내정 사퇴

2020년 졸업 학생들의 내정이 하나 둘 결정되는, 인재 업계의 수금 시즌을 맞이해서 요즘 사내 내정 승낙 보고 게시판이 핫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내정을 승낙했다가 사퇴하는 케이스도 많이 보인다.


요즘 일본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선 어떻게 해야 내정 사퇴를 막을 수 있냐, 가 주요 고민거리인 듯하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파는 쪽 마음대로인 취업 시장(売り手市場)에서 학생들은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내정을 받아두고 저울질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귀하를 채용하겠나이다-라고 내정 통지를 한 학생들로 하여금, 내정 승낙과 동시에 다른 기업과의 채용 프로세스를 중단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만드는 회사가 발생(이른바 オワハラ, 취준을 끝내라는 압박)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한다


지난 8월 2일에는 일본 최대의 취업 포털 서비스인 리쿠나비에서 내정 사퇴 예측 시스템을 기업들에게 판매한 것이 밝혀져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리쿠나비에서는 학생들의 웹 페이지 활동 로그를 기반으로 내정 사퇴 예측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를 기업 측에 돈을 받고 제공을 한 것이다. 문제가 부상하자 리쿠나비 측은 해당 시스템 운영을 폐지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개인정보 사용에 대한 약관을 애매모호하고 어려운 내용으로 써두고 함부로 개인의 웹 페이지 활동 로그를 기업에 제공했다는 점이긴 한데, 인재 업계에 일하는 입장에선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내정 사퇴'를 회피하고 싶은 인사팀의 사정이 눈물겹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



특히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해서, 우수한 IT 개발자를 손에 넣으려는 회사들의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경단련에 소속되어 있는 기업들이야 울며 겨자 먹기로 취활 해금 기간을 지켜야 하지만, 경단련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외국계 기업, IT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라면 대학교 2학년, 3학년 학생들에게도 내정을 내고 있는 상태.


이른바 메가 벤처라고 불리는 대형 IT 기업(Rakuten, DMM, Mercari 등등)들은 해외 채용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특히 Mercari는 인도인 개발자들을 대량 채용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불어 Rakuten은 채용 시 아예 대놓고 영어 실력을 요구하기로 유명하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영어로 이뤄지는 케이스가 많다고.



정작 여기서 일하는 외노자로서는 과연 일본 사회가 외국인 노동자를 자신들의 커뮤니티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이 폐쇄적인 나라가 이렇게 급박하게 움직일 정도면 인력난이 보이는 것 이상으로 상당하구나 싶긴 하다. 이는 근시일 내의 한국의 모습이기도 할 것 같아서 흥미진진하게 관망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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