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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사는 투칸 Sep 09. 2019

일본의 신졸 취업이란 (3) U턴&J턴 현상

일본 젊은이들의 고향 사랑. 혹은 워라밸 사랑?

물론 일본도 모든 인프라가 수도권, 대도시에 집중된 건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긴 하나, 한국에 비해 일본 사람들의 지역사랑(地元愛)은 큰 편인 것 같다. 비루한 인맥이나마 내 일본인 친구들 중에도, 대학은 도쿄에서 다녔으나 취업은 고향으로 돌아가서 하는 경우도 제법 있는 편이며, 더불어 태어난 지역에서 쭉 대학까지 다니고 그대로 그 지역에 취업해서 생활하는 경우도 체감상 결코 적지 않다. 


이러한 현상을 일본 취업 시장에선 U턴, J턴 취업이라 칭하며 위의 U턴, J턴과는 조금 다른 I턴 취업도 존재한다. 



여기서 U턴, J턴, 그리고 I턴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 U턴의 사례

후쿠오카 출신인 A씨. 대학 입학을 위해 도쿄로 상경. 졸업 후 고향인 후쿠오카에서 취업하여 정착.

- J턴의 사례

아이치 현의 군소도시 출신인 B씨. 대학 입학을 위해 도쿄로 상경. 졸업 후 아이치 현의 대도시인 나고야에 취업하여 정착.

- I턴의 사례

도쿄 출신의 C씨. 조용한 남쪽나라 섬 생활을 동경하여 대학 졸업 후 오키나와로 이주.


특히 나고야, 히로시마 등 유독 지역색이 강한 지방 학생들의 U턴, J턴 케이스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애초에 저 지역들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 중에서 'U턴, J턴 환영'을 내걸고 취준생들을 끌어들이는 곳이 많다. 



U턴과 J턴 현상은 강한 지역애에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쿄에서 으쌰 으쌰 일하기보다는, 고향으로 돌아가 워라밸을 중시한 삶을 살고 싶다는 게 그 이유이기도 하다고. 요즘 세대(今時) 일본 젊은이들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


또한 이는 신졸 채용에서만이 아닌, 중도(경력직) 채용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 중도 채용 시장에서는 대도시 생활에 질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지방 출신 인재, 혹은 육아 도움을 받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맞벌이 부부들을 잡으려는 지방 회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그런 반면,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에 진학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자식을 기꺼이 여기지 않는 부모도 있다는 듯. 모처럼 상경해서 상위권 대학을 졸업했으니, 더 큰 세계에서 활약해줬으면 한다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부모님의 마음은 비슷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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