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칼럼

어디까지가 조롱이고 어디까지 풍자인가 SNL

조롱과 풍자의 사이에 관한 고찰

by 박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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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란 2011년 12월에 첫 방영한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미국의 원래 SNL처럼 콩트와 정치 풍자를 통해 호스트들이 철저하게 망가져 가는 것이다.


그런데 SNL 코리아에서 하니와 한강 작가 패러디와 드라마 정년이를 패러디하는 과정에서 큰 논란이 되었다. 먼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묘사한 것에 대해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게 되었는 데, 나긋나긋한 말투와 굽은 자세, 또 실눈 등의 외적인 부분을 묘사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외모 비하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뉴진스 하니를 흉내 낸 것 또한 비판이 제기되었는 데,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을 따라 하며 이는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들어왔다. 그리고 드라마 정년이를 패러디하는 장면이 나오게 되었다.


자신을 ‘젖년이’라고 소개한 안영미는 “훨씬 더 파격적인 ‘춘향이’를 보여주겠다”며 성행위를 묘사하는 듯한 가사와 몸짓을 이어갔다. 정이랑은 “보기만 해도 임신할 것 같다. 출산 정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만류했다. 이러한 snl이 보여준 모습은 어디까지가 풍자고 어디까지가 조롱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던진다.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풍자란, 사회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에 관해 해학적인 뜻을 가진다. 그러나 조롱이란 그 외의 모든 범주에 관해 사물이나 사람, 사건 등을 비하하면서 이를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종의 언어폭력인 것이다. 또한 2016년에 신양철 문학 평론가가 올린 해도 되는 조롱은 없다에서 풍자의 기준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여기서는 풍자의 기준은 풍자는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강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대상의 속성이 선택이나 조건이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자의 행위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스스로 선택한 것이 웃음거리가 되었다면 해서는 안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하니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과 한강 작가의 외향적인 모습을 따라한 것은 풍자가 아닌 조롱인 것이다. 또한 정년이 패러디의 경우에도 원작의 주제에서 굉장히 벗어나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하게 만든다.


지금 SNL 행보는 풍자의 프로그램이 아닌 그저 유흥과 쾌락을 위해서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을 일반화시켜, 폭력 민감도를 낮추고 사회 전반 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 이번 기회로 SNL 작가들은 앞으로 더욱더 예민해지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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