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걸 먹어야 할까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며

by 박겸도


나는 원래 공장식 축산업을 굉장히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애초에 채식과 동물복지에 그리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차피 인간은 평생을 동물을 죽이며 생존을 위해 고기를 먹어왔고 살아왔다. 또한 동물복지에 대해서는 왜 굳이 그래야 하지?라는 의문을 담고 있었다. 내가 뭘 먹고 무엇을 할지는 나의 자유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나와 똑같은 의견을 가진 다큐멘터리 속 남편의 인터뷰를 보며 그래도 저건 아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나, 영상을 보고 난 뒤에는 이제 예전처럼 고기를 자유롭게 먹지 못할 것 같다. 영상을 보는 내내 내가 고기를 먹었던 장면이 회상되었다. 이제는 고기를 그때처럼 자유롭게 먹지 못하는 미련이어서 일까, 아니면 그렇게 먹었던 시간을 속죄하기 위해서였을까, 어떤 생각이었든 그 기억들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렇게 난장판이 된 머릿속에서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얼마 전 독서모임에 나가 환경 관련 책을 읽고 채식 선언을 한 것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때가 8월쯤이었는데, 나는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내가 의지박약인 것도 있었고 채식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영상을 보며 나는 굉장히 많은 고민에 빠졌다. 감히 내가 선택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다른 동물들을 저리도 무자비하게 사육하며 도축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무슨 권리가 있지? 또한 여러 생각 끝에 이러한 공장식 축산업은 결국 생존의 의한 축산과 도축이 아닌 그저 쾌락과 욕구를 위한 행위라고 생각되었다.

필요 이상의 욕구를 위해, 생존이 아닌 탐욕을 위해 이러한 짓을 버리는 인간이 오물에 의해 뒤덮인 돼지들보다 더러워 보였다. 이러한 공장식 축산업이 그저 이익을 위해, 욕구를 위해 하는 것이 너무나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느껴졌다. 물론 내가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이러한 현상은 나로 인해 비롯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지금부터 하루 동안 내가 먹은 고기를 적어볼 생각이다. 내가 고기를 이렇게 먹고 있고 그것을 보며 조금은 줄여야겠다는 마음이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다운 인간이고 싶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보면 악당들이 인간은 괴물이자 악마라며, 인간을 없애버리려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주인공은 인간에겐 선한 부분이 있고 변할 수 있다며 말하는 전영적인 스토리가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금의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은 지성을 가지며 관용을 베풀고 성장해 나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동물이었다. 그저 욕구에 의해서 생존하는 자, 만약 영화에 나온 악당들이 나를 본다면 가차 없이 죽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우학교에 와서부터는 내가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사람과의 갈등에서 취해야 할 자세,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 남을 이해하는 과정, 그러한 과정들을 배워가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던 나였지만, 마지막 하나 이 먹는 것에 대한 부분에서는 변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인간다운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정을 깨달았다. 그래서 인간이 되기 위해 마늘과 쑥을 먹었던 곰처럼 나도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 채식을 지향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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