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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빵집 Aug 28. 2018

진정한 Maverick

또라이가 빛을 발하는 스타트업

미국 공화당의 거성 John Mccain이 유명을 달리했다. 본질적으로 신념싸움인 정치판에서 어느 누구보다 강한 신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왔던 그이지만, 그가 더 인정을 받는 이유는 기꺼이 공개적으로 자기반성을 할 줄 알았던 사람이어서이다. 


최근 기사에 의하면, '1989년 미 상원을 뒤흔든 찰스 키팅 정치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일을, 상원 조사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없었다는 면죄부를 받았음에도 인생의 오점이라고 평생 자책했다. 그는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을 때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남부연합기(흑백인종차별의 상징)에 대한 반대를 누그러뜨렸던 일을 훗날 공개 반성했다.무엇보다 그는 암 선고를 받은 올해 펴낸 자서전에서, 오랫동안 공격을 받으면서도 침묵했던 '이라크전 지지'애 대해 마지막으로 참회했다.'고 한다. 


그런 그를 미국언론은 'Maverick'이라 부른다. maverick은 좋게 말하면 개성이 강한 사람이고, 흔히들 말하기로는 '시도 때도 없이 튀는 또라이'의 의미를 지닌다. 동료들에게 엄청난 지탄을 받더라고 할 이야기는 하는 신념과 뒤늦게라도 잘못된 신념과 판단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반성하는 태도로 인해서 그는 정당이나 소속 조직의 입장과 무관하게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신념의 정치인, "진정한 매버릭"으로 불린 것이다.


기사를 읽다보니, "진정한 매버릭"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은 정치판뿐 아니라, 스타트업판도 해당되는 것 같다. 요새 자주 하는 대화가, '이거 좀 이상한데, 왜 이렇게 했나요?'라고 물으면 '그게 좀 이상하긴 한데, 예전부터 그렇게 해와서 그냥 그렇게 했어요'이다. 


어제 지인과, 어떤 task를 놓고 이야기할 때 크게 두가지 유형의 그룹들이 있더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첫째 부류는 일단 요구사항 및 제안일정 그대로를 수용한 뒤, 실제로는 약간 늦게 task를 마무리 하는 부류다. 물론 quality가 기대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둘째 부류는 요구사항과 제안일정에 대해 이래저래 의견을 내고, 그 의견에 따라 초기 제안보다 spec을 낮추거나 일정을 늦춘 뒤, 조정된 일정에 기대수준의 quality의 output을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전자의 부류가 더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되지만, 장기적인 조직의 이익에는 기여할 수 없다. 후자의 부류는 일단 '토달고 말많은 인상'을 남기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자의 분류라도, 모든 사람이 장기적으로 조직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냥 빡세게 일하기 싫어서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클수록 전자의 부류가 압도적으로 승승장구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대기업의 성장이 둔화될 수 밖에 없는 거리라.


하지만 모름지기 스타트업이라면, 소속팀이나 개인의 이기적 이익보다는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신념이 있고,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깨달았을 때에는 지체없이 공개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진정한 maverick"들이 많을 수록 성공가능성이 높아지는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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