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을 그리워하며
모두들 각자의 맡은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에 부칠 때가 있게 마련이다.
개발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나의 에러라도 생기지 않도록 개발하고, 서비스는 조금이라도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머리맞대어 고민하고, 영업은 어떻게든 매출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CS에서는 어떻게든 불편을 갖고 있는 사용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각자 다툼없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격려하고 화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적 피곤함 때문만은 아닌데 뭔가 힘이 부칠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각자'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비즈니스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고 비유하기도 하는데, 난 그 보다는 조정경기가 더 적합해보인다. 몇해전 무한도전에서 조정경기에 도전한 적이 있다. 땀과 눈물, 감동으로 범벅되었던 그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보고싶다 무한도전!) 그 당시 연습의 핵심은 모든 멤버가 같은 방향, 같은 힘, 같은 속도로 노를 저여야 했다는 것과 선두에서 키잡이 역할을 하며 그때 그때 필요한 지시를 했던 Cox(타수)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제 아무리 마동석 9명이 노를 젖는다고 해도 속도는 나지 않고 힘만 들어 지치게 되는 것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product 개발, 서비스 기획, 마케팅, 영업 모두 본연의 업무영역이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지만 같은 방향, 같은 힘, 같은 속도로 일해야 원하는 곳에 효율적(빠르고, 힘도 덜 들게)으로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우선은 주위 멤버들도 살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cox 역할을 하는 리더(보통 스타트업에서는 CEO)의 명확한 가이드를 따라야 한다. CEO도 cox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멤버들의 상태, 주위 환경의 상태, 경쟁 상태, 돌발변수 등을 잘 고려하여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각자' 열심히 일할게 아니라, '함께'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이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vison과 mission인 것이다. 스타트업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데, 잘 생각해보면 스타트업만큼 vision과 mission이 제 역할을 할 조직은 없다. 스타트업은 멤버 하나하나가 일당백을 해내야 하고,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미래에 처해있으며,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환경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도 쉽지않고, 좋은 인재를 keep하기도 쉽지 않다. vision과 mission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스타트업에 조인하고 남게되는 이유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아니, 그런 이유를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멤버들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데 뭔가 조직이 힘에 부치나? 그러면 무한도전의 조정경기 연습을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