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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빵집 May 22. 2018

'사람'인가 'resource'인가

구본무 회장님이 좋은 세상에서 편히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이 지난 5월20일에 세상을 떠나셨다. 


대기업 총수가 돌아가셨으니 당연히 아름다운 회고와 사례들이 넘쳐날수 밖에 없다. 작고소식이 알려진 이후로 경제면에는 온통 그 이야기뿐이다. 읽어보면, 기본적 도덕성만 있어도 당연히 했어야 할 일들에 대한 찬사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대기업 총수라는게 어디 도덕적인 인간이던가...단순하게만 생각해보면, 부유한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살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에 있다. 찢어지게 가난해서, 먹고 살려면 도덕적인 가치를 다소 버려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말이다(이 또한 바람직한건 아닐게다). 


갑자기 생각이 너무 시니컬한 쪽으로 흘러갔네...쩝..


여하간 현실을 고려해보면, 부도덕한 부류들이 수두룩한 재벌가문에서 눈에 띄게 도덕적 가치를 지닌 분이셨던 것 같다.

(출처: 서울신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81&aid=0002916917)


이런 기사들을 보다가 회사에서의 '사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비단 재벌집안 뿐 아니라, 그 재벌 밑에서 월급받고 일하는 대기업 사장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직원을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거나 그렇지 못하면 비용덩어리로 분류되는 'resouce'로 생각하는 것 말이다. 말도 안되는 논리를 만들어내서 새로운 사업을 해보겠다며 우루루 뽑았다가, 1년도 안해보고 이 사업은 아닌가보다라며 어떻게하면 큰 돈 안들이고 그 인력들을 내보낼지를 고민한다. 그러면서 이야기한다. "자원을 효율화해야한다"라고.


그룹의 저 꼭대기에서 "인프라 공유와 자원 효율화" 지침이 온갖 미사어구로 치장한채 하달된다. 그러면 층층이 내려오면서 조직구조조정 차원의 액션들이 취해진다. 그룹 총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며 일자리 창출약속을 정부와 언론에 천명하고 있는 중에,  저 아랫동네의 계열사들은 조직을 축소하여 인력을 줄이려하고, 외부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줄이거나 비틀어 짜내는 일들을 벌이기도 한다.


대기업들의 이런 짓들을 봐온 나로서는, 구본무 회장의 "어렵다고 사람 내보내면 안 된다"는 것이 엄청나게 파격적인 가치관이라고 받아들여진다.  그런 희귀(?)한 분이 작고하셨다니 일면식도 없지만 많은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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