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온다

by 최윤형

날이 밝아오는 줄도 모르고


새벽의 짙은 어둠 물러가고 여명이 찾아온 그 경계에서.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던 사람들의 말에 이제 밝은 날이 찾아오겠구나.

간사한 말에 속고, 거짓된 웃음에 놀아났던 날이 있어, 비로소 날이 밝아옴을 알 수 있겠지.

유월이 오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또다시 간사한 말과 미소에 속은 것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유월이 오면 좋아질 거라는 말이 진실이기를 바라면서. 이번에는 아름다운 시간과 열매로 가득하길 바라면서.

새벽을 지나 여명이 오듯, 긴 기다림 끝에 기어이 찾아오는 밝음이 있다는 걸. 그 빛이 나를 지켜주기를, 그리고 내가 이제 그 빛을 잃지 않기를. 이제는 두렵지 않게 그 빛을 맞이할 수 있기를. 그 웃음이 거짓되지 않기를.

애정하던 봄은 지났으나, 익지 못한 여름이 왔으니. 이 여름이 모두 익어가기 전에, 칠월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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