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되지 못한 글자들이 머릿 속에 낙엽처럼 흩날린다. 나, 그 글자들 모아 얇게 편철하여 한 곳에 쌓아둘 수 있다면. 흐릿해지는 글자들이 그 궤도를 따라 넓게 퍼져나갈 때, 붙잡을 수는 없더라도 내 중력에 이끌리게 만들고 싶다.
기억이라는 것이 그렇다. 불리함은 옅어지고 유리함은 선명해지며, 그 기억들은 역사로 기록된다. 그렇게 과거는 현재의 것이 되어간다. 기억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간다. 나, 그 기억들 모아 왜곡 없이 담아둘 수 있다면.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는 조지 오웰의 말처럼, 물론 그가 빅 브라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말은 이렇게 단순한 사고에 적용할 얕은 고뇌가 아니겠지만.
내 과거를 비겁하더라도 내게 유리하게, 이기적이더라도 내게 맞는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다면.
그래, 왜곡이 없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과거를 지배하여 미래까지 지배해 널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면.
새롭게 만들어진 과거는 실수와 아쉬움을 모두 무마하고,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줄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