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씻고 싶은 날들

생각이 멈추지 않는 사람의 일상

by 유리담

무 자르듯이 안 되는 인생사

살아보니 그렇더라.

마음먹은 대로,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나의 뇌구조는 꽤 복잡하게 자리 잡았고
어쩌면 살기 위해 그렇게 설계된 건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머리에 쥐가 난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나이가 들수록 용량은 줄어드는데

지금껏 살아오던 형식들은 버리지 못해

과부하가 오고, 번아웃도 잦다.


딱히 하는 게 없는 일상 같은데

하루는 늘 빡빡하고

기운은 쉽게 소진된다.


일기를 쓰는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하고 있고

나의 뇌구조는 늘 바쁘다는 걸.


요즘은 그 패턴을 바꾸려 애쓰는 중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자동으로 생성되는 생각들.

그중 쓸모 있는 것은

정말 극히 일부다.


예전에도

‘뇌를 꺼내어 씻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과도기가

또 한 번 찾아온 걸까.


단순하게,

주어진 대로 닥치는 대로 살고 싶은데

다시 한번

뇌를 꺼내어 씻고 싶다.


모든 것이 저속이 되어가는

나의 몸과 정신에

이제는 맞춰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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