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던데~!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
그 고생을 제주에서 하겠다는
청춘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건 요즘만의 일은 아니다.
제주에는 생각보다 다른 지방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것도 수십 년 전부터 말이다.
맨몸으로 내려와서
하나하나 일궈내고
지금은 완전히 자리 잡은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긴 했다.
지금도 그게 가능하냐고 물어본다면
선뜻 대답은 할 수 없다.
맨몸으로 빈손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어느 누가 말리겠는가.
그런데 제주에서 쉽게(?) 가능하리라
오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내가 만나 본 사례 중에
이런 사람도 있었다.
수도권에서 평생 살다가, 군대도 다녀오고
복학은 하기 싫고, 딱히 미래에 대한 계획은 없어서
무작정 제주를 찾은 사람이었다.
수학여행 때 제주를 봤던 기억이 좋았던 터라
막연하지만 여기서 몸만 조금 고생하면
그래도 새출발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주에 내려오자마자 대형음식점의
정직원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숙식을 제공해주고, 월급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굳이 제주가 아니어도 다른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그만큼의 고생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일하면서 한 번씩
바다 보러 가고, 한라산 구경 가고
여행객들이랑 인연이 되고,
여기서 좋은 기회를 만나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앞서 말한 사람은 딱 제주를 3개월만 살았다.
일하는 공간에 거의 24시간 살다시피 하니
꼭 제주가 아니어도 되겠구나 깨달은 것.
맨몸으로 제주에 내려와서
어찌어찌 이것저것하며
살아갈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만큼
삶의 질이 나아지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낮은 임금에 높은 물가,
불편한 생활권까지 겹치면
제주에서 좋았던 여행의 추억마저도
사라질 수도 있는 기억이 남을 수도 있다.
맨몸으로 시작하기,
제주라면 좀 더 쉽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