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이비행기 Sep 01. 2020

제주의 다시 태풍(전야)

흑백의 제주, 열하나

다시 태풍이 오고 있다.


지난주 태풍은 제주의 서쪽, 이번엔 동쪽이다.


제주에서 바람은 익숙한 존재다. 어지간한 바람이 놀라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익숙함이 더 무서운 것이다.


애써 여유롭게 괜찮다는 대답너머로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 한다.


매년 몇 번씩 만나 태풍이지만 익숙한 듯 언제나 낯설기만 하다. 과거의 생채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요즘 제주이 바람을 품는 돌담과 같은 건물들이 많아 사라졌다. 건물은 세련되고 높아만 가는데 바람과 정면으로 맞선다. 그 피해는 이 땅이 남겨진 자들만 받을 뿐.


태풍이 온다. 익숙하지 않은 익숙함에 긴장을 놓지 않는 지금이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의 낮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