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제주, 스물일곱
추석이다. 제주는 추석 분위기보다는 여름철 성수기와 아주 많이 닮아있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묵묵하게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은 많다.
추석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송편.
보통 형형색색 예쁘게 빚은 꿀떡 같은 걸 생각하겠지만.
제주에서 송편은 투박하게 둥글다.
속에는 삶은 완두콩 세 개를 넣거나 녹두를 으깨어 넣은 게 전부다.
달콤함을 원했다면 놀랐을 것이고, 아주 심심함을 생각했다면 다시 한 번 놀랄 것이다.
송편뿐만 아니라 제주의 대부분 음식이 그렇다.
꾸미지 않되,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 처음엔 갸우뚱하다가 어느샌가 계속 먹게 되는 힘이 있다.
제주 송편은 제주스러움을 꽉 담아낸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