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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Mar 13. 2022

제주의 소리가 들리는 순간

일상의 순간들(8)

제주는 소리의 섬이다.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풍광을 보며 감탄하지만 오랫동안 가슴으로 남는 감동은 소리 덕분이다. 동네 바다 제각각 다른 멜로디를 내는 바다부터 한라산 깊은 호흡을 내뱉는 곶자왈 지대까지.

오름들도 제각각 품어낸 것들마다 다른 소리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제주에서 고유의 소리를 듣는 게 힘들어졌다. 점점 몰려오는 사람들 여기저기 자리잡은 알록달록한 건물들. 구석구석 빠르게 내달리는 자동차. 모든 것들이 제주가 내는 소리를 뒤덮은 소음들이다.


제주에 살면서도 소리를 잊고 지낼 때가 많다. 가끔은 소리가 그리울 때 동네 방파제를 찾곤 한다. 조금은 늦은 저녁, 등대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소리와 멀어진다.


그 순간, 잠시 덮여있던 제주의 소리가 온전하게 들려온다.


잠시 시간이 멈추면 좋을 것만 같은 이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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