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이비행기 Apr 11. 2022

포켓몬빵, 이게 뭐라고

일상의 순간들 (20)

최근 포켓몬빵이 열풍을 넘어 광풍에 이르렀다.

포켓몬 자체가 추억을 일으키는 만화이긴 하지만

어른아이할 것 없이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말 그대로 난리도 아니다.


나야 포켓몬빵이 새롭게 출시될 즈음 반가운 마음에 몇 개 사서 먹어본 터라

따로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띠부실도 있으면 좋지만 열심히 모아서 뭘 어떻게 해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어째서일까, 포켓몬빵의 열기는 단순 추억소환을 넘어서 또 다른 재테크 수단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한정판 명품처럼 한 번이라도 구해서 먹어본 자들이 사회적 흐름의 우위에 있는 듯한 분위기까지 형성되었다. 쿠키런빵뿐만 아니라 짱구과자도 띠부실을 내세워서 사람들을 이끄는데.


지금의 상황이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다.

정말 사람들이 원하는 건, 한정판 빵과 그속에 있는 띠부실이 아니라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공허함 때문은 아닐까.

바쁘고 단순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참여해

일상 속 성취감으로 행복을 찾아보는 과정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의 어린 아들이 포켓몬빵을 찾으러 하루 종일 걷고 또 걷다가

탈진해서 귀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여파로 몸이 아파서 학교도 못 갔다고 하니,

은근히 마음이 쓰였다.


나도 출퇴근길에 지나가다 마주치는 편의점들을 일부러 들려보았으나

포켓몬빵은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떤 곳은 아예 포켓몬빵이 없다고 안내문까지 붙일 정도.


결국 전에 일했던 편의점을 찾아갔다. 포켓몬빵을 하나 구해달라고 하니

흔쾌히 하나 따로 챙겨주었다. 이마저도 하루에 하나 겨우 들어오는 것인데

그동안 함께했던 정을 위해 특별히 주는 것이라고 한다.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해주니 포켓몬빵을 받아드는 순간

왠지 코끝이 시큰거렸다.


정말, 포켓몬빵 이게 뭐라고 그동안 정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걸까.


지인의 아들은 포켓몬빵을 받고 며칠 간 쌓였던 쓰라진 마음은 달래졌을지 모르겠다.



P.S: 편의점에서 포켓몬빵 구하는 팁.


편의점의 모든 물건은 본사 직원과 점주(보통 사장이라고 부름), 일부 매장 매니저가 발주를 넣어야 들어온다. 이마저도 매장과 그날그날 주문할 수 있는 제품과 수량이 정해져 있으니. 

처음부터 이 매장은 포켓몬빵을 발주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만약 포켓몬빵을 발주하는 곳인 걸 알게 되었다면.

편의점마다 물건이 들어오는 시간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편의점 브랜드와 매장마다 물건 들어오는 시간이 제각각인데

내 경험을 토대로 정리하자면.

보통 라면과 과자, 잡화 등등과 삼각김밥(FF라고 부름)도시락 등과 유제(우유, 요구르트) 등이 들어오는 시간이 다르다. 빵은 보통 유제나 FF(삼각김밥 등)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니 평소 이용할 때 이런 물건이 들어온 시간을 확인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더 확실한 것은 단골 편의점 점주(사장)나 알바생에게 직접 부탁하는 것이다. 알바생은 자신이 근무할 시간에 들어오는 물건을 정리하니까. 근무 시간에 방문만 확실하다면 따로 챙겨줄 확률이 높다. 점주에게 부탁한다면 모든 시간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단골이라도 다 되는 건 아니다. 그나마 가능성은 아주 높은 편.


1. 해당 편의점 포켓몬빵 발주확인

2. 포켓몬빵 입고 시간 확인

3. 해당 편의점 관계자에게 사전 예약 요청



P.S: 약간 인내심이 있는 편이라면 한두 달 정도 기다려보시길. 열풍이 잠잠해지면 매장마다 발주량도 늘어나고 종류도 더 다양해질 것이다. 허니버터칩도 두세 달 정도 열풍이었다가 나중에는 잔뜩 진열해도 안 나갔던 기억이 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격리해제 이후 다시 밀접접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