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려니까 소설을 가르치라네?

by 종이비행기

나는 현재 일반인 대상으로 소설을 가르친다.

2014년, 도서관에서 시작한 ‘소설 창작 기초 과정’을 시작으로 문화센터, 대학교, 평생교육기관 등등 다양한 곳에서 소설과 창작 글쓰기를 가르쳐 왔다.


처음 강의 제안을 받았을 땐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좋은 경험’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게 단 한 번이 아니었다.

어느샌가 계속해서 강의 제안이 들어왔고, 이상하게도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고 앉을 때마다 더 많이 들어왔다.


강의안 만들고, 참고 자료 검토하고, 숙제 살펴보고, 강의용 샘플 원고를 쓰고…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준비 하다 보면, 정작 내 소설은 시작도 못 한 채 하루가 끝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글쓰기의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고,

누군가의 글을 다듬다 보니 내 글의 약점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소설을 못 쓰고 있었다.


이번에 10년 가까이 이어온 한 강의가 폐강됐다.

‘이제 진짜 써야지’ 하고 마음먹은 바로 그때—

다른 데서 두 군데 강의가 들어왔다.


소설 쓰기로 채울 수 있을 텅 비었던 시간이,

오히려 두 배의 강의로 차버렸다.


이것 참,

소설 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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