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고 싶은 소설가
소설을 쓰는 행위는 사실 간단하다.
자리 잡고 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한 글자 한 글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다가
엔터를 치고 문단을 나누고, 또 쓰다가
저장을 누르면 된다.
진짜 간단하다.
문제는 그걸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머릿속엔 쓸 것들이 잔뜩 쌓여 있는데,
내 손은 지금 다른 걸 하고 있다.
그러니까 답답했다.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는
아마도... 운전, 운전이었다!
운전하는 동안엔
뭘 쓸 수 없지 않은가.
출퇴근 시간도 제법 길다.
게다가 요즘 기름값도 제법 나가기도 하니까
연비도 아낄 겸, 버스를 타기로 했다.
지하철에선 태블릿으로 작업하는 분들도 많으니까
버스에서도 당연히 가능할 줄 알았다.
버스에 올랐다. 가방을 무릎에 올려두고, 노트북을 열었다.
살짝 덜컹할 때만 조심하면 일단 쓸 수는 있을 것 같았다.
한 시간 정도면, 못해도 A4 한 장 분량은 가능하겠지?
하지만…
한 문장을 쓰자마자, 그분이 오셨다.
눈앞이 흔들리고, 속이 울렁이고,
심장이 쿵쾅대고, 머리가 어질어질.
아차차,
나… 버스 멀미하던 사람이지.
그래도 이렇게 무너질 순 없었다.
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한 단어, 한 줄이라도 더 써보자.
그렇게 애쓰다가 눈앞이 캄캄해졌다.
기억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종점이었다.
내려야 할 곳을 훌쩍 지나버렸다.
정작 원고는— 기억을 잃기 전 그 한 문장이 전부였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 아니던가.
다음 날,
다다음 날,
계속해서 버스를 탔다.
그리고 나는,
버스에서 꿀잠 자는 능력만 점점 높아졌다.
아... 소설 써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