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 쿠키를 샀다

by 종이비행기

오늘 오전 11시,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판다는 카페 앞에 줄을 섰다. 찬바람이 손끝을 아리게 했지만, 유리창 너머로 쌓여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향한 시선만큼은 한여름 뙤약볕 같았다. 와이프와 나란히 서서 줄을 서 있다 보니 문득 물음표 하나가 떠올랐다.
꼭 이렇게까지 먹어야 할 맛인가.

콧물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을 즈음, 드디어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1인당 최대 네 개까지 살 수 있다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규정이 허락하는 최대치로 샀다. 물론 내 카드로 결제했다. 이런 건 대체로 그렇다.

동그란 모양에 초코 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쿠키는 얼추 경단처럼 보였고, 크기는 딱 한 입 거리였다. 하지만 통장에서 탈주한 금액을 떠올리니, 아무래도 조금씩 나눠 먹어야 할 것 같았다.

몇 개는 집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방송국에 들고 가 함께 일하는 PD와 MC들에게 나눠줬다. PD는 한껏 웃으며 “맛있네요”라고 말했지만, 딱 한 입만 베어 문 뒤 다시 포장 케이스에 넣었다. 남자 MC는 근처 바당에서 모래를 한 삽 퍼다 만든 거냐고 물었고, 여자 MC는 미래 음식을 말려서 넣은 맛 같다고 했다.

나는 조금 이따 집에 가서 먹을 예정이다. 먼저 먹은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떠올리니 손이 떨린다. 계산할 때 떨렸던 손과는 전혀 다른 결의 떨림이다. 과연 이렇게까지 줄을 서서 먹어야 했던 걸까.

알아보니 정작 두바이에는 팔지도 않는다는 두바이 쫀득 쿠키.
퇴근 후 집에서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나는 웃을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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