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1000원
지금 내 수중에 있는 전부다.
지갑과 스마트폰은 없다. 아니, 일부러 안 챙겼다.
정말 말 그대로 무작정 제주 땅을 밟았다.
공항을 빠져 나온 순간부터 돌하르방의 미소를 보며
나도 모르게 한숨부터 푹 내쉬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랬을까?
누가 나를 제주로 오라하지도 보내지도 않았다.
딱히 연고도 없는 이곳. 어쩌자고 이런 건지.
다른 데로 이동해보려 해도, 이럴수가.
버스 요금이 1,200원이다. 이걸 어쩐다.
마침 발밑에 까만 카드가 보였다. 교통카드.
주변을 쓱 둘러보고~ 슬쩍 집어 들었다.
정류장에 있는 단말기로 잔액조회를 슬쩍 해봤더니.
150원.
헛웃음이 나온다.
다시 버스시간표 옆 요금표를 살펴보았다.
버스 요금이 현금은 1,200원이지만
교통카드는 1,150원이라 한다.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바로 공항 내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했다.
나오자마자 먼저 오는 버스에 올라탔다.
거의 십 분도 지나지 않아, 버스 기사님이 내리라 한다.
버스 종점이었던 것, 시외버스터미널인대 종점이라니.
하지만 난 교통카드로 버스를 타지 않았던가!
하차 태그를 찍었던 터라, 환승의 기회가 있었다.
거기다 터미널에서도 멀리 가는 일반 버스는
요금이 똑같다고 하네? 금방 출발한다는 202번
버스에 내 몸을 실었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