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눈이 내렸다.
사람들은 올해 첫눈이라고 거리에 나왔다.
하지만 이건 첫눈이 아니다.
내가 본 올해 제주의 첫눈은 바로 한라산이었다.
지난달, 나 홀로 산행에 올랐을 때 만났던 눈 한 송이.
따뜻한 내 손바닥 위에서도 좀처럼 녹지 않고
결정체를 유지하던 그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런데 나의 그 첫눈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기상청에서도 직접 측정한 게 아니라고 하니,
어디서 누구한테 이걸 믿어주냐고 호소한담.
난 다시 산에 올랐다. 이미 수북한 눈 사이에
내가 만났던 그 첫눈이 어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막연함이지만, 꼭 만나도 싶었다. 첫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