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페이지_스물_첫눈

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by 종이비행기


눈이 내렸다.

사람들은 올해 첫눈이라고 거리에 나왔다.

하지만 이건 첫눈이 아니다.

내가 본 올해 제주의 첫눈은 바로 한라산이었다.

지난달, 나 홀로 산행에 올랐을 때 만났던 눈 한 송이.

따뜻한 내 손바닥 위에서도 좀처럼 녹지 않고

결정체를 유지하던 그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런데 나의 그 첫눈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기상청에서도 직접 측정한 게 아니라고 하니,

어디서 누구한테 이걸 믿어주냐고 호소한담.

난 다시 산에 올랐다. 이미 수북한 눈 사이에

내가 만났던 그 첫눈이 어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막연함이지만, 꼭 만나도 싶었다.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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