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페이지_스물셋_만장굴

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by 종이비행기

제주에서 한 번쯤은 가야 한다는 동굴, 만장굴.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곳.

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이라던데.


막상 첫발을 동굴에 내딛었을 때, 등골이 서늘했다.

다른 사람들은 잘만 들어가건만. 난 왜 그럴까.

돌로 만든 계단에 돌하르방처럼 가만히 서서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의 그림자만 살펴보았다.


여기서부터 1000미터는 깊숙하게 들어가야 하는데

과연 괜찮을까? 지금 내 뺨을 스치는 햇볕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입장료까지 내고 여기 앞에 섰는데 어째서일까?

도저히 내려갈 수도 도로 나올 수도 없었다.

메마른 입술에 침을 묻히며 깊은 숨을 내뱉었다.

과연, 난 여길 들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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